
연극 ‘샌드백’은 공연제작사 내유외강컴퍼니의 첫 작품이다. 사진은 연극 ‘샌드백’ 포스터 [사진=내유외강컴퍼니 제공]
정등용 기자 =“연극 ‘샌드백’은 부제인 ‘천사의 피로 악마를 살리다’에 맞게 구성됐습니다. 누가 천사이고 악마인지는 관객의 몫으로 남겨뒀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열린 연극 ‘샌드백’ 기자간담회에서 서진원 작가는 이번 작품의 의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샌드백’은 배우 출신 작가와 연출의 만남을 비롯해 영화 같은 시나리오,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라인 등으로 관객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젊은 제작자들이 뭉친 내유외강컴퍼니의 첫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실 ‘샌드백’은 단편영화로 준비된 작품이었다. 이 때문에 연극 ‘샌드백’에서는 마니아들이 좋아할만한 소재와 다분히 영화적인 기법들이 느껴진다. 서 작가는 “연극으로 만들어보자는 김재한 연출의 제안으로 받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작품은 철저하게 인간의 양면성을 조명한다. 인간의 밝고 긍정적인 면과 어둡고 부정적인 면 중 그 본성은 어디에 가까운지 고민하게 한다.
김재한 연출은 “요즘 사회가 복잡해지고 있다. 무섭고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일들이 많이 벌어지다 보니 거기에 익숙해져가는 것 같다”면서 “내 안의 천사와 악마는 공존한다고 본다. 어떤 때는 천사가, 또 어떤 때는 악마가 되기도 한다. ‘권선징악’의 일반적인 내용과 달리 선이 악을 살리는 우리 작품과 같은 상황이 일상 속에 많이 자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샌드백이란 제목처럼 배우들은 실감 나는 복싱 연기를 위해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 연습에 매진 중이다. 계만도 역의 배우 최호중은 연습 중 당한 부상으로 오른손에 붕대를 한 상태고, 박호철 역의 김주일 배우 역시 오른손에 부상을 입었다.
최호중은 “복싱은 부상이 많은 종목이다. 모든 배우들이 매일 세 시간씩 복싱 자세를 익혀가며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연습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첫 작품을 올린 내유외강 컴퍼니의 유병규 대표는 “작품이 무대에서 어떻게 실현될지 너무 긴장이 됐다. 회사를 만들었을 때 아무것도 없는 맨바닥이었는데, 좋은 배우들과 작가, 연출이 선뜻 나서줘서 걱정이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은 9월 3일까지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3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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