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야당 의원과 청와대 간부들이 정면으로 만났다.
국회 운영위원회(위원장 정우택)는 22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전체회의를 열고 청와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야당 의원들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새 정부의 인사 문제, 살충제 계란 문제 등에 관해 질책했다.
임 실장은 정부 입장을 설득하면서도 의원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야당 의원들은 조국 민정수석의 불출석에 불만을 표했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새 정부 출범 100일 중 국민이 가장 참담하게 보는 것이 인사”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했던 5대 비리자 고위공직자 배제 원칙을 잘 집행했더라면 조 수석이 오늘 떳떳하게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었을 때,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 불출석에 어떤 입장을 가졌는지 되새겨보라”며 “최대한 협조하는 것이 새 정부 탄생 배경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민정수석의 일반적인 업무가 아닌 국정 농단 사건과 같은 경우처럼 꼭 출석할 사안이 있다면 국회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인사 문제에 대한 공방이 진행됐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박기영 전 과학기술혁신본부장 후보자에 대해 '어떻게 저런 사람이 걸러지지 않고 추천됐을까'라는게 여론”이라며 “공(功)을 위해서 과(過)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임 실장은 “저희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고, 과학기술인들의 열망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용기 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 인사는 보은과 코드 인사, 독선과 오만의 인사, 셀프 면제 인사”라며 “잘못 해도 사퇴 안 하고 책임도 안 지는 것은 ‘우리는 무(無) 오류’라고 하는 운동권적 시각”이라고 질타했다.
임 실장은 “인사는 항상 어렵고 두렵다”며 “5대 원칙과 관련해서는 높은 수준에서 보려고 노력하지만 반복성·심각성·시점·자질·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해임 요구에 대해서 임 실장은 “부적절한 발언은 매우 유감이지만 류 처장은 사회, 보건의료 분야의 상당한 전문가다. 앞으로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장하성 정책실장에 대해서는 ‘소득 주도 성장론’에 대한 질문이 제기됐다.
엄용수 한국당 의원은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맹점은 소득이 소비로 이어질 것이냐”라며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괜히 재정만 낭비하고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정태옥 한국당 의원은 “소득 주도 성장을 이야기하려면 폐쇄 경제여야 하고, 미국과 일본처럼 무역의존도가 낮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실장은 “소득 주도 성장은 1960년대 이후 약 40년간 서구사회에서 보여준 결과”라며 “미국과 유럽의 골든 에이지(Golden Age)는 정부가 주도해 소득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 실장은 “국가 경제 성장은 국민의 삶을 더 낫게 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라며 “지난 20년간 한국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지만 국민 가계는 이에 못 미쳤다. 소득에 의한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