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언론이 대만의 인권운동가 리밍저(李明哲)가 국가전복 혐의를 시인한 것을 두고 중국의 존엄한 법이 있고 예외는 없다며 향후 엄격한 대처에 나설 뜻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강요에 의한 인정이라는 지적을 반박하고 위법행위에 대한 관용은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2일 '리밍저 사건, 대만인 대륙 법 준수 중요성 깨닫게 해'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리밍저 부인인 리징위(李淨瑜)의 "가짜 재판으로 압박에 못 이겨 죄를 인정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이와 함께 대만인의 엄격한 중국 법률 준수를 강조하고 향후 위법행위에 대해 보다 철저하고 엄격하게 대처할 뜻을 피력했다. 최근 중국과 대만의 첩보전이 치열해지고 있어 향후 중국 당국의 대만에 대한 공세가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들었다.
환구시보는 "리징위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리밍저가 받은 압박은 '법의 압박'으로 일반적으로 법은 어느 정도 강제성이 있다"고 밝혔다. 리밍저가 '법의 위력'을 알면서도 국가정권 전복을 시도했고 이에 따라 상당한 압력을 느끼고 상응하는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점도 언급했다.
또, "만약 대륙의 법을 잘 모르고 존중하지 않는다면 법이 직접 어떻게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는지 가르쳐 줄 수 있다"면서 "리밍저가 대륙의 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을 수 있지만 이를 이유로 관용을 베풀 수는 없고 법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이 '국제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중국 대륙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일 수 있다"면서 "중국과 대만은 다르며 국제적 여론으로 중국의 법을 바꾸려는 시도는 스스로를 난처하게 할 뿐"이라고 국내법 준수를 강조했다.
또, 대만과 일부 서방국가가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일종의 방패막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자유,민주,인권'을 앞세워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괜찮고 합법적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리밍저는 지난 3월 마카오를 거쳐 중국 주하이(珠海)로 입국하다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 구금 6개월여만에 11일 후난(湖南)성 웨양(岳陽)중급법원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중국 법률을 무시하고 국가전복을 시도했다는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참회하며 중국 제도·법치 발전을 새롭게 인지했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리씨는 중국이 올해 시행한 '해외 NGO 국내활동 관리법'에 의거해 구금되고 재판을 받은 첫 대만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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