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대 조선사 간 최대 120조원 합병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이하 중선집단)와 중국선박중공집단공사(CSIC·이하 중선중공) 두 회사의 산하 상장사들이 공시를 통해 중대한 사안을 이유로 자사 주식 거래가 당분간 중단된다고 선언하면서다.
26일 상하이거래소에 따르면 중선집단 산하 상장사인 중국선박(中國船博), 중선방무(中船防務)가 잇달아 중대한 사안을 이유로 27일부터 주식 거래를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중선중공 산하 중국중공(中國重工)도 중대한 자산 구조조정을 이유로 지난 5월 31일부터 3개월 넘게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주식 거래가 중단된 3곳은 모두 선박 건조, 해양 플랜트 등 사업을 핵심업무로 하고 있는 국유기업이다.
현지 경제일간지 증권시보는 최근 철도·선박·건설·에너지·철강 등 분야에서 국유기업 합병이 잇달아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에서도 양대 기업이 합병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앞서 다른 국유기업들이 합병 전 밟아온 절차를 살펴봐도 양사 간 합병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게 사실이다. 앞서 합병한 바오산강철-우한강철, 선화(神華)그룹-궈뎬(國電)그룹 등도 모두 합병 전 중대 사안을 이유로 증시에서 주식거래를 중단한 바 있기 때문. 게다가 지난 2015년엔 중선집단과 중선중공 간 고위급 경영진의 상호 교체 인사도 이뤄진 바 있다. 이 역시 양사 간 합병의 신호탄으로 시장은 해석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선중공과 중선집단의 총자산액은 각각 4400억, 2800억 위안 규모다. 실제로 합병이 이뤄지면 7000억 위안(약 120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조선사가 탄생하는 셈이다. 중국온라인매체 제몐은 이로써 중국 조선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글로벌 해운 조선업 불경기 속에서 지난 2015년부터 정부 주도로 국유기업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수출입 화물은 중국 선박으로 수송하고, 선박은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한다는 정책에 따라 자국 해운사, 조선사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수년간 이어진 글로벌 해운조선업 불황으로 중국 국유 조선사들도 경영난을 면치 못해왔다. 중국선박의 경우, 올 상반기 약 2000만 위안 적자를 냈다. 상반기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27% 하락한 85억 위안에 그쳤다. 중국중공도 올 상반기 매출이 20% 감소한 190억 위안, 순익은 19.2% 하락한 6억 위안에 그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