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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베인 캐피탈, “도시바-WD 분쟁 해결 지원···3년내 상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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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입력 2017-10-0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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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하이닉스 출자, 반독점 심사 장기화 우려에 “신속히 끝날 것”

도쿄 도내에 소재한 도시바 본사 입구[사진=연합뉴스]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이 분사한 ‘도시바 메모리’ 인수 계약을 체결한 ‘한미일 연합’의 주체인 미국 투자펀드 베인케피탈은 5일 도시바와 합작 파트너인 미국 웨스턴 디지털(WD)간 지속되고 있는 분쟁이 조기 해결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WD의 법적조치에 의한 매각금지 위험 해소 방안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스기모토 유우지 베인캐피탈 일본 지사장은 이날 오후 도쿄 도내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WD에 대해 “중요한 파트너다. 우리가 들어가 조기에 분쟁이 해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갈등의 골이 깊어진 도시바와 WD가 양자간 대화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것으로 판단, 도시바 메모리 인수 주체인 한미일 연합이 직접 중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 성패는 WD가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에 제소한 매각금지 가처분 소송의 결과에 달려있다. WD는 또한 미국 상급법원에도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국제중재법원은 이달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심리를 본격화 할 예정이며, 빠르면 연내에 매각중단 여부에 대한 예비판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

매각금지 위험에 대해 스기모토 지사장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회견장에 동석한 이마이 타케시 롭스앤그레이 외국법사무 변호사 사무소 변호사는 “기밀 사안이라 답변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금지 결정이 나왔을 경우 대응방안에 대해 이마이 변호사는 “금지결정이 나온 것만으로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는 계약이 아니다”는 견해를 밝혔다.

중재판정은 법원 확정판결과 동일하면서 단심제라 항소할 수 없다. 따라서 불만이 있으면 법원에 중재판정 취소의 소를 제기하는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마이 변호사의 발언의 의미는 이러한 절차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럴 경우 소송 해결까지 장기간 지속되기 때문에 내년 3월 이전까지 분쟁을 해결하지 못하면, 도시바 메모리 매각작업은 물론 도시바 그룹 재건도 안개 속에 빠지게 되는 상황에서 쉽게 꺼낼 수 없는 카드다.

한편, 스키모토 지사장은 기자회견 모두 발언을 통해 “도시바 메모리를 일본기업이라는 독립성을 확보하고, 3년후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시키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또한 매년 수천억 엔 규모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한 메모리 사업 특성에 따라 “한미일 연합이 적극적으로 투자해 치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기업으로 나아가도록 할 것”이라면서 베인캐피탈이 주체가 되어 인수 후 참여기업들이 추가 투자금액을 내놓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삼성전자와의 경쟁을 '중요한 위협'이라고 표현하며 "기술에서 뒤로 처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시바 메모리의 경영진에 대해 스키모토 지사장은 “기본적으로는 기존 경영체제를 존속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단지 현 도시바 메모리 대표이사인 나루케 야스오 도시바 반도체 담당 부사장의 유임 질문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해외 진출을 중시한다면 외국인 경영자를 맞아들일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유연한 인사체제를 마련할 것임을 시사했다.

베인이 이끄는 한미일 연합에는 SK하이닉스, 애플, 델, 시게이트 테크놀로지, 킹스톤 테크놀로지 등이 참여했다. 한미일 연합은 인수목적회사인 K.K.판게아를 통해 도시바 메모리를 총액 2조원에 인수한다. 베인캐피탈은 2120억엔을 출자하고 한국의 SK하이닉스도 대출 등으로 3950억엔을 부담한다. 도시바 메모리와 거래관계가 있는 미국 애플과 델, 시게이트, 킹스턴 등 4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총 4155억엔을 출자하여 의결권 없는 우선주를 취득한다. 도시바도 3505억엔, 일본 광학기기 업체 호야도 270억엔을 목적회사에 투자해 의결권 있는 보통주를 취득한다. K.K. 판게아의 의결권은 베인캐피탈-SK하이닉스 컨소시엄이 49.9%, 도시바 40.2%, 호야가 9.9%를 확보했다. 일본 측이 의결권 과반을 가져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반도체 사업을 일본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

메모리 사업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에 자금 출자자로 참여한 것이 각국 정부의 반독점 심사가 장기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스기모토 지사장은 “가급적 신속하게 심사가 끝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스기모토 지사장은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간 도시바 메모리 정식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난달 28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으나 회견시간 10여분 후 회견장에 참석해 “관계자들의 합의를 구하지 못했다”며 취재진들에게 사과하고 돌연 취소했다. 그는 이날 도시바와 체결한 계약에 대해 “모든 관계자의 방향과 전략은 일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 어떤 기업이 왜 반대했는지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가 일주일여 만에 회견을 가졌다는 것은 한미일 연합 참여 기업간 이견을 최종 조율했으며, WD과의 분쟁 해소를 위한 제안도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한미일 연합측이 WD에 그동안 욧카이치 공장이 WD에 공급했던 플래시 메모리 제품 물량 비율을 그대로 제공할 것 등을 포함한 유화책을 제시할 것으로 알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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