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을 꾸짖은 박

"법치의 이름으로 정치보복, 저로 끝났으면 좋겠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최근 구속 연장이 결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65)이 법정에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지난 4월 17일 구속 이후 6개월이 넘는 재판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은 "주 4회씩 재판을 받은 지난 6개월은 참담하고 비참한 시간이었다"며 고개를 떨군 채 차분하면서도 담담한 목소리로 준비해온 글을 읽어내려갔다.

박 전 대통령은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배신으로 돌아왔고 이로 인해 저는 명예와 삶을 잃었다"면서 "무엇보다 저를 믿고 헌신하던 공직자와 경제를 위해 노력하던 기업인들이 피고인으로 전락한 채 재판 받는 모습을 보는 건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염려해주신 분들께 송구한 마음으로 공정한 재판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마음으로 담담히 견뎌왔다"며 "사사로운 인연을 통해서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하지 않은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믿음과 법이 정한 절차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심신의 고통을 인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은 '그 누구에게 부정한 청탁을 들어주는 등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한 사실은 결코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저는 롯데와 SK뿐만 아니라 재임기간 그 누구로부터도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사실이 없다. 재판 과정에서도 해당 의혹은 사실이 아님이 충분히 밝혀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은 저에 대한 구속기한이 끝나는 날이었지만 재판부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13일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검찰이 6개월 동안 수사하고 법원은 다시 6개월 동안 재판을 했는데 다시 구속이 필요하다고 하는 건 저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다.

아울러 "(구속영장 추가발부 결정에) 변호인은 물론 저 역시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며 "하지만 포기하지 않겠다. 저를 믿고 지지하는 분들이 있고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리라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끝으로 "법치의 이름으로 한 정치적 보복은 저로 끝났으면 좋겠고 멍에는 제가 지고 가겠다"며 "모든 책임은 제가 지고 모든 공직자와 기업인들에게는 관용이 있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