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쇼핑몰’ 스타필드를 선보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파격이 또 시작됐다. 이번에는 근무시간 단축이다.
신세계그룹은 대기업 최초로 오전 9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이 가능한 ‘주 35시간 근무제’로 전환한다고 8일 밝혔다. 특히 근로자는 임금 하락 없이 근무시간이 단축돼 사실상 총임금이 상승하는 혜택을 입게 된다. 주 35시간 근무제 시행 일자는 내년 1월부터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정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으로, 주 35시간 근무는 유럽 및 해외 선진기업에서나 볼 수 있었다. OECD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연간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길다.
이번에 신세계가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함에 따라, 유통업계는 물론 국내 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연간 근로시간을 OECD 선진국 수준인 1800시간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재계에 선도적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9-to-5제’ 시행= 주 35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면신세계 임직원은 하루 7시간을 근무하게 된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9-to-5제’를 시행되는 것이다. 다만 업무 특성에 따라 8시 출근 후 4시 퇴근, 10시 출근 후 6시 퇴근 등 유연하게 적용하며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노브랜드 등 점포의 경우 근무스케줄을 조정해 전 직원의 근로시간이 1시간씩 단축된다. 장시간 근로, 과로사회 대신 임직원들에게 ‘휴식이 있는 삶’과, ‘일과 삶의 균형’을 과감히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신세계 관계자는 “쉴 때는 제대로 쉬고 일할 때는 더 집중력을 갖고 일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겠단 얘기”라고 강조했다.
◆임금 하락 없는 근로시간 단축= 신세계의 주 35시간 근무제의 특징은 임금의 하락없는 근로시간 단축이다. 신세계는 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도 기존 임금을 그대로 유지함은 물론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임금인상 역시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사실상 근로시간이 단축돼도 임금이 오히려 증가되는 셈이다.
◆선진국 수준으로 업무 생산성 향상= 신세계는 근로시간이 OECD 선진국 수준으로 단축되는 만큼 선진 근무문화를 구축해 업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계획이다. 만약 근로시간만 줄어들고 업무 생산성이나 집중도, 업무의 질 등이 기존 수준에 머무른다면, 기업의 경쟁력은 오히려 더 떨어지게 돼, 성공적인 제도 개선이 아니란 이유에서다.
신세계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은 2년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온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물” 이라며 “대한민국의 장시간 근로문화를 개선해 임직원들에게 ‘휴식 있는 삶’과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공하고, 선진 근로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 등의 경우 영업시간 단축을 병행, 근로시간 단축 혜택을 파트너사와도 함께 나눔은 물론 중소상인과의 상생에도 적극 앞장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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