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이상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난방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요 산유국의 산유량 감산 이행과 중동발 지정학적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 난방유 수요까지 급증하면서 연초 부터 세계는 유가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CNBC의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에너지 전문가 톰 클로자는 "최근 기승을 부리는 한파 때문에 난방유 수요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지난 2013~2014년 겨울 강추위 이후 가장 높은 이용료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톰 클로자는 지난 2015년 배럴당 50달러선 아래로 무너졌던 국제유가 폭락을 예견했던 전문가 중 하나다.
통상 난방유는 도매가 기준 갤런당 2달러 수준에서 거래되지만 지난 4주 동안 이미 9% 상승했다. 한파가 계속되면서 향후 40% 이상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가정용 난방유 평균 가격은 지난 1월 1일부터 7일간 갤런당 3.078달러로 전주 대비 5.4% 상승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향후 2년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80~9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도 경제매체 머니컨트롤에 따르면 북미 한파가 난방유 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산유량 감산 노력을 착실히 이행하면서 유가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회복될수록 소비 심리를 부추기면서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원유 생산 주체자들이 유가 반등을 위해 생산량을 감축하는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나면 수급 상황에 따라 유가는 급등할 수밖에 없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전년 대비 0.1%p 높은 3.7%로 전망한 상태다.
SMC 인베스트먼트의 D.K. 아가르왈 회장은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인도 같은 에너지 연료 수입 국가나 원유 의전도가 높은 기업들에 경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상승과 재정 적자 악화 등의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분간은 급격한 유가 변동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톰 클로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통상 연말에는 미국 원유 재고량 감소로 인해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기 때문에 이듬해 연초에는 상대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효과가 나타난다"며 "베네수엘라나 이란 등 지정학적 문제가 불거지지 않는 한 최근 랠리에 따른 숨고르기의 영향으로 브렌트유의 경우 배럴당 10달러 수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그보다 소폭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