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공격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으로 맞붙고 있는 중국이 세계 주요 기업 경영인과 함께 보호무역을 견제하고 중국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계속 개방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신화통신사, 중국중앙(CC)TV 등 관영언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전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열린 '세계 최고경영자(CEO)위원회 특별 라운드테이블 회의'에 참석해 개혁·개방 지속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했다.
이 자리에는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 CEO, 토머스 프리츠커 하얏트 호텔 회장 등이 참석했으며 시 주석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부총리,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도 함께 자리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경제에 안정 조짐이 감지됐지만 여전히 성장 동력이 부족하고 보호무역, 고립주의, 국수주의 등이 고개를 들어 세계 평화·발전의 길은 점점 험난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은 개혁·개방과 경제 세계화를 위해 계속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이 세계를 향해 문을 열고 개혁·개방을 추진한 지 올해로 40주년"이라며 "40년간 중국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7억명 이상이 가난에서 벗어나는 등 엄청난 변화를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앞으로도 개혁·개방을 지속할 자신이 있고 개혁·개방이 중국 발전을 위한 핵심정책이라는 사실도 한층 더 확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의 개방을 농담으로 생각하는 이는 중국인들의 개혁에 대한 자신감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일침했다.
시 주석의 이러한 발언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을 주장하며 잇따라 거액의 관세폭탄을 던진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공개석상에서 "중국의 미국 지식재산권 침해가 약탈경제의 교과서 수준"이라며 "중국 지도자들이 개방과 세계화를 주장하지만 이는 웃기는 소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중국은 세계와 함께 하길 원한다는 메시지도 보냈다. 시 주석은 "국제사회는 하나의 지구촌으로 제로섬 게임이나 힘겨루기를 해서는 안된다"면서 "세계의 운명, 국제규범은 각국이 함께 만들고 국제 이슈는 함께 대응하며 발전의 성과는 공유하는 것으로 중국은 세계와 함께 인류 운명공동체를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외에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거대 경제권 구상으로 경제 세계화 추진을 위한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도 언급했다. 일각에서 중국 패권 확장을 위한 수단이라는 지적과 불만이 불거진 현실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는 폐쇄적이 아닌 개방과 포용의 구상"이라며 "중국 한 나라의 독주가 아니라 연선국가의 합창"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과 해외 기업이 함께 협력해 일대일로 조성을 추진하고 더 많은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22일 '폐쇄·경직의 보호주의 퇴로를 걷지 않겠다'는 제하의 사평을 통해 시 주석의 목소리를 지원사격했다.
신문은 "경제 세계화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조류"라며 "퇴로를 걷지 않기 위한 해법은 이번 CEO 회의의 주제인 개방·협력·공영"이라고 밝혔다. 인류사회 발전의 역사가 개방이 진보를 가져오며 폐쇄는 낙후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인류가 함께 새로운 도전을 이겨내고 전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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