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펀드가 나 홀로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긴축발작(유동성 축소에 따른 시장 불안) 우려가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중국펀드와 남미펀드 등에선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북미펀드 연초 이후 수익률 6.80%
1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41개 북미펀드가 연초 이후 지난 12일까지 거둔 수익률은 6.80%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8.25%)와 국내채권형펀드(1.18%), 해외주식형펀드(-2.71%)와 해외채권형펀드(-1.73%) 등의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지역·국가펀드에서도 북미펀드의 성적은 월등했다. 한때 훈풍이 불었던 베트남펀드는 연초 이후 11.33%나 하락했다. 중국펀드도 7.73%나 떨어졌다. 인도펀드(-6.25%), 중남미펀드(-8.84%), 브라질펀드(-10.91%) 등의 수익률도 마찬가지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순항 중이라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미국의 비농업취업자 수는 전월 대비 21만3000명 늘어났다. 시장 예상치 19만3000명을 넘어서는 규모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년 이래 가장 빠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북미펀드로 2000억원 이상 순유입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상승해 2%에 미치고 있다"며 "목표(2%)에 정말 가까이 왔다"고 말했다. 하반기 단행될 기준금리 인상도 미국 경제 호조의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와중에 터진 미·중 무역전쟁은 북미펀드로의 자금 쏠림을 가속화했다. 연초 이후 북미펀드에는 2213억원의 자금이 순유입했다.
반면 중국펀드(-2037억원), 브릭스펀드(-1534억원), 유럽펀드(-2109) 등에서는 자금 유출이 일어났다.
하반기에도 북미펀드는 순항할까. 변수는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 여부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무역전쟁으로 모든 경제 분야가 영향을 받겠지만, 농업 분야가 특히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일부 공급업체는 새로 도입될 관세의 위협을 빌미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기업 의사 결정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수장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중국이 구조적 변화를 원한다는 전제에서 나와 미 행정부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도 지난 11일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이 베이징에서 람 이매뉴얼 미국 시카고 시장을 만났다. 일각에선 중국이 미국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냐고 해석한다. 미·중이 극적으로 타협점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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