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페르시아 만 인근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정부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이란 제재 부활을 앞두고 양측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 등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CNN 등 외신이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란의 정예 부대인 '혁명 수비대'가 페르시아 만에서 50여 척의 소형 함정을 동원해 훈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군사 훈련이 통상 가을께 이뤄진 관행에 비춰보면 이번 일정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신들은 대(對)이란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밝힌 미국에 대한 반발에 따라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미 군사 당국은 성명을 통해 "이번 훈련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 같다"며 "이란 해군이 페르시아 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활동을 활성화하는지 여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 만과 오만 만을 잇는 좁은 해협으로, 페르시아 만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주요 운송로 중 하나다. 이란산 원유도 이 해협을 통해 수출되고 있어 이란이 봉쇄할 경우 유가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이란 정부는 미국의 제재에 반발하는 의미로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을 언급한 상태여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한편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대비 배럴당 1.30달러(1.9%) 상승한 68.96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0월물 브렌트유는 장중 급락을 거듭하다 전날보다 0.22% 빠진 73.29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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