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미국 대표기업 애플을 두고 줄다리기를 시작했다. 중국은 애플이 무역전쟁의 최대 희생양이 될 것이라며 위협적 목소리를 높이고 미국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 경제방송 CNBC '매드머니'의 진행자 짐 크래머는 7일(현지시간) "중국이 무역갈등에 대한 보복조치로 애플 제품을 보이콧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고 미국 CNBC가 같은날 보도했다.
이는 전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가 사평을 통해 “애플은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 강력한 시장의 혜택을 누렸다”면서 “그 이익을 중국인들과 더 나누지 않으면 중국의 민족주의적 감정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한데 대한 반박이다.
크래머는 “애플은 수많은 중국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가장 큰 고용자”라며 “중국의 경고는 불장난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애플 역시 중국이 매우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철수할 수 없고 중국 역시 애플에 덕을 보고 있으며 많은 중국 소비자가 애플을 사랑하기 때문에 보이콧 가능성이 매우 작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민일보는 애플이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118조원)를 돌파한 것을 언급하며 이는 중국의 도움으로 이뤄낸 결과라고 강조했다. 애플이 아이폰을 중국에서 조립하면서 인건비 측면에서 많은 절약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평은 “애플은 중국 덕분에 막대한 이득을 얻고 있지만 중국 제조업체의 이익은 애플 전체 이익의 1.8%에 불과하다”며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될 경우 중국은 아이폰에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미국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사평은 앞서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가 지난주 보도한 바 있는 내용으로 이를 인민일보가 재차 게재한 것은 애플과 미국에 경각심을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은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달 들어 미국 정부는 2000억 달러의 중국산 재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중국은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5~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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