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개혁과 혁신의 아시아’을 주제로 열린 '보아오 아시아포럼 서울회의'가 지역회의 사상 최대 규모인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특히 20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본회의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재계 '빅3'의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선제적 대비와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권오현 회장 "4차 산업혁명 키워드는 협업과 상생"
그러면서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은 노동집약적 산업의 비중이 매우 크다"며 "4차 산업혁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는 노동시장과 교육 인프라 및 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권 회장은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다양성 △교육 시스템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은 엄청난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정 회사나 국가 혼자서 연구한 방법으로는 다양한 혁신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개별 기업이나 국가가 필요한 기술을 공유하는 협업이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하다"고 짚었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에서만 혁신이 나올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아시아 각국은 다양한 역사와 사회문화적 가치를 배경으로 발전한 만큼 결과물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며 "각국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긍정적 영향을 미쳐 함께 나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태원.정의선, 행사장에 '깜짝' 등장..."中시장 챙기겠다"
최태원 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날 행사장에 ‘깜짝' 등장했다. 당초 이들은 일정상 문제로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중국측 고위 인사들과의 티타임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것이다.
이날 최 회장은 비공개 일정으로 중국 정부의 최고위급 인사인 왕융 국무위원, 반기문 보아오포럼 이사장 등과 함께 조찬 모임을 가졌다.
정 부회장도 왕 국무위원과 티타임을 가졌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사드 보복 이후 중국에서의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그는 티타임 이후 “인사하고 간단하게 중국에서 잘 하겠다고 전했다”면서 “다음에 또 인사드릴 것”이라고 답한 뒤 행사장을 빠져 나갔다.
재계에서는 이들 총수의 행보에 대해 중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데 중요한 ‘꽌시(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했다. 중국은 사업 성패가 꽌시에 달렸다고 할 만큼 인적 네트워크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왕 국무위원은 “개방은 발전을 가져다주고 폐쇄는 낙후만을 야기한다”면서 “혁신은 시대의 흐름이다. 세계 경제 패러다임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보다 용기를 내고 단결하고 협력해 공동의 힘을 모아 아시아와 세계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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