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방송 사업자 현대HCN이 새로운 대표 체제로 유료방송 새판짜기에 돌입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HCN은 5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가운데 유일하게 수장을 교체하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유료방송시장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7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현대HCN 신임 대표이사로 김성일 현대미디어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한 김 대표는 25년동안 현대백화점그룹 안에서 유통과 방송, 콘텐츠 업무를 두루 경험한 전형적인 실무통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1993년 현대백화점그룹에서 기획실 업무를 시작으로 2002년 HCN 경영지원본부 기획팀장, 보도제작본부 본부장을 거쳐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미디어전략팀장을 역임했다. 이후 2009년부터 현대미디어와 에브리온TV(OTT사업자) 등 유료방송시장의 모든 사업을 경험하며 노하우를 쌓아왔다.
현대HCN은 지난해 매출 2900억원, 영업이익 490억원을 올리며 그룹의 안정적인 수익원이 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현대HCN은 2018년 상반기 기준 가입자 133만867명으로, 유료방송시장 4.16%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인사를 통해 IT 전문기업 현대IT&E도 겸직하게 됐다. 이는 현대미디어의 대표로서 키워온 방송콘텐츠 수급 및 개발 능력, 그리고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 능력과 시너지를 발휘해 VR산업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것으로 기대된다. 현대IT&E는 최근 강남역 인근에 국내 최초 1200평 규모의 초대형 VR 테마파크 ‘VR 스테이션’을 여는 등 VR 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성일 대표는 플랫폼과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실무 경험을 두루 거쳐왔기 때문에 이미 유료방송시장 현안을 꿰뚫고 있다”면서 “현대백화점 출신으로서 그룹과의 IT 신기술 적용 분야에서도 그 능력이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현대HCN을 이끌었던 유정석 대표는 종합 건자재 기업 현대L&C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유 대표는 2002년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HCN 인수할 때 부터 핵심임원으로 현대HCN을 키워온 인물이다. 이후 개별 유선방송사업자(SO)를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합병해나가며 효율적인 매출 확대와 가입자 증대를 달성하는 등 효율경영을 인정받으며 그룹내에서의 입지를 굳혀왔다. 그 결과, 그룹이 건자재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3666억원에 인수한 현대L&C의 대표로 낙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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