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이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대출이 없는 대원상호저축은행, 삼보상호저축은행을 제외한 77개 저축은행의 3분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3조84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9월말 9조5096억원 대비 3조5744억원(37.58%) 늘어난 수치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13조원을 돌파한 것은 통계가 시작된 2011년 12월 말 이후 처음이다.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은 지난해 말 10조4228억원에서 1분기 11조4634억원으로 증가한데 이어 상반기에는 12조2334억원으로 분기마다 1조원 가까이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처럼 개인사업자 대출이 급증한 이유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 탓이다. 실제 금융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려워지자 비교적 대출이 손쉬운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뒤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바 있다.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임대사업자 및 등록된 임대주택 수는 2014년 10만명(46만호)에서 2분기 말 33만명(116만호)으로 급증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7만명의 임대사업자가 늘었고 임대주택은 18만호가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 20일부터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주요 내용은 점검 대상 기준을 2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췄고, 증빙서류를 의무화하는 한편 임대차 계약서 등에 대한 추가 확인을 의무화 했다. 또 모든 차주에 대해 대출금을 유용한 경우 불이익 조치를 안내하기로 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등 영세 자영업자들이 1금융권 대출이 어려워지자 2금융권을 통해 돈을 빌린 것도 이유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숙박·음식점업 대출은 16조333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4% 늘었다.
저축은행업계는 앞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개인사업자 대출 수요가 많다"면서 "1금융권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2금융권에 노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리스크도 확대돼 대출을 쉽게 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출받는 고객들은 대부분이 우량 고객들로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 고신용 고객들을 중심으로 영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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