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요양병원에서 14년째 식물인간 상태로 입원중이던 여성이 출산한 사건과 관련, 성폭행 피해 조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추가 피해 사례가 더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애리조나 주 피닉스시 경찰은 8일(현지시간) 이 지역의 하시엔다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모든 남성 직원들을 대상으로 DNA 샘플 채취를 시작했다.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가운데 성폭행 조사에 본격 착수한 것이다. 애리조나 주에서는 취약계층에 대한 성폭행을 중죄로 다스린다.
하시엔다 병원을 운영하는 미국 의료센터 하시엔다 헬스케어 측은 앞서 7일 이사회를 통해 빌 티몬스 요양병원 대표의 사임안을 통과시켰다. 빌 티몬스 대표는 28년간 대표로 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시엔다 헬스케어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성 환자의 방에 남성 직원이 들어갈 때 다른 여성 직원을 동행하도록 하는 등 규정을 바꿨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 병원에 근무했던 전 직원은 CBS와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 여성 간호사가 성적 학대를 받았을 당시에도 티몬스 대표의 압력으로 사건이 묵살된 적이 있다"며 "추가 피해 사례가 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하시엔다 헬스케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것도 문제다. 이 센터는 애리조나 주에서만 연간 2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40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하시엔다 요양병원에서 최소 14년 이상 식물인간 상태로 입원중이던 한 여성이 제왕절개로 출산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여성은 24시간 내내 병원에 머물렀으나 병원 관자들은 이 여성의 임신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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