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5·18 민주화 운동 관련 재판 출석을 거부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져 화두에 올랐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첫 재판 출석을 거부한 지난해 여름 한 골프장에서 목격됐고, 두 번째 재판을 불출석하기 한 달 전인 지난달 6일에도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골프장을 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병을 이유로 재판은 출석하지 않았음에도 골프장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에 대해 여론 질타는 쏟아졌습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골프를 치러 다닌다니 세계 의학계에 보고될 희귀사례”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 정말 골프칠 수 있을까요?
Q.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가 골프 치는 것이 가능한가요?
A. 우선 치매에 대해 알아보자면, 치매는 원인·증상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됩니다. 이 중에서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매우 서서히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며, 초기에는 주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에서 문제를 보이다가 점차 언어기능이나 판단력 등 다른 여러 인지기능 이상을 동반하게 됩니다. 말기에 이르면 모든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합니다. 경직, 보행 이상, 대소변 실금, 감염, 욕창 등 신체적 합병증까지 나타납니다.
때문에 증상을 고려하면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진단됐을 경우 골프를 치는 것은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것이 전문의 판단입니다. 치매로 진단되기 전인 경도인지장애 상태라면 그나마 기억력 정도에 다소 문제가 있는 정도이기 때문에 골프와 같은 스포츠 경기가 가능하다더라도, 치매로 진단받게 되면 스코어 계산이나 내기 시합 등은 여러 측면에서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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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출석을 거부할 정도면 질환이 심각한 건가요?
A. 언급됐듯이 출석을 거부할 정도의 상태는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됐음을 의미합니다. 전문의들은 증상이 심해진 이후 약을 복용하고 증상이 호전됐다고 하더라도 골프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반대로 골프를 칠 수 있을 정도라면 아직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았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Q. 골프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가 있던데 사실인가요?
A. 네. 골프뿐만 아니라 모든 운동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골프도 카트를 이용하면서 하는 경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도 합니다. 치매에 가장 좋은 운동은 ‘걷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꾸준히 자주 걷는 습관이 좋습니다. 또 체력에 맞게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루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그렇지만 이미 치매가 걸린 상황이라면, 전 전 대통령처럼 골프를 치러 다녀도 질환 호전에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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