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인수하면 득실은?

매머드급 조선사, 가격협상력 높아져… 고가 인수 가능성은 부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검토하는 가운데, 이번 인수합병(M&A)가 진행될 경우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반면 고가인수 등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타난다.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산업은행에 대우조선 인수제안서를 냈다. 현대중공업 측은 “인수를 검토한 것은 사실이며 현재로서는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만약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압도적인 세계최대 규모의 매머드급 조선사가 탄생하게 된다. 세계 1위 조선사와 2위 조선사가 합쳐지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 규모상 다른 회사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합병하면 얻을수 있는 이득은 ‘조선업계에서의 독점적 지위’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LNG선 및 VLCC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방산업도 영위하는 등 사업구조가 상당히 비슷하다. 이 때문에 두 회사는 글로벌 입찰에서 수차례 맞붙으며 경쟁 관계를 유지해왔다. 일각에서는 ‘치킨게임’을 논할 만큼 가격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때문에 만약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가격 측면에서 상당한 이익이 나타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와 함께 두 회사의 기술 시너지도 클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조선은 LNG선 분야에서 현대중공업 만큼이나 기술경쟁력을 가진 업체다. 상호간 기술력을 공유하면 기술 선도 입지를 더욱 견고히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대우조선의 주가가 경쟁사 대비 할증돼 있다는 점에서 고가인수로 인한 리스크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산은이 보유한 대우조선의 지분을 모두 인수할 경우 2조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의 인수설 보도가 나타난 뒤 전날 3만6100원에 거래되던 대우조선 주가는 한 때 4만4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또한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도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노조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실제 노조는 31일 예정됐던 임단협 찬반투표를 잠정 연기했다.

또 조선업계 글로벌 1, 2위의 두 회사가 합병을 하려면 우리나라 뿐 아니라 경쟁국가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하는 것도 난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