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일당과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이 선거 전담 재판부에 배당됐다.
서울고법은 14일 김 지사 사건을 적시 처리가 필요한 중요 사건으로 선정하고 선거 전담부인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의 항소심 재판부가 배당되면서 댓글 조작 사건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조만간 2라운드에 들어가게 됐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 무렵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 등을 위해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드루킹 일당의 진술과 사이트 접속 기록 등의 근거를 토대로 김 지사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댓글 조작 혐의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지사 측은 "특검의 물증 없는 주장과 드루킹 일당의 거짓 자백에 의존한 유죄 판결"이라며 즉각 항소했다. 이에 따라 김 지사 측은 항소심에서 드루킹 일당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데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와 같은 날 1심이 선고된 드루킹 일당의 사건은 아직 항소 법원으로 기록이 넘어오지 않았다. 드루킹 일당과 김 지사가 공범으로 기소된 만큼 이들 사건도 같은 재판부에 배당될 가능성이 크다.
김 지사의 사건을 심리할 형사2부는 이번 법원 정기인사에서 재판장 변동이 없는 부서 중 한 곳이다. 국정농단 묵인과 불법 사찰 혐의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항소심을 맡고 있다.
재판장인 차문호(51·사법연수원 23기) 부장판사는 전북 정읍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을 통과한 뒤 법관에 임관했다.
서울중앙지법, 서울고법,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전지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거친 뒤 지난해 2월부터 서울고법에서 형사2부를 맡았다.
우병우 전 수석의 '국정농단 묵인', '불법 사찰' 사건의 항소심을 맡으면서 우 전 수석의 신병을 쥐락펴락했던 재판장이다.
차 부장판사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먼저 항소심에 올라온 우 전 수석에게 지난해 7월 1심의 유죄 공소사실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해당 영장의 구속기한이 만료되자 지난달 초 추가 영장 발부 없이 우 전 수석을 풀어줬다.
차 부장판사는 양승태 사법부의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한 차성안 판사의 사촌 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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