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아주경제 주최로 열린 '2019 상반기 부동산정책포럼'에서 '남북협력과 도시, 지역의 혁신'을 내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이영성 교수는 미래 남한과 북한의 경협은 함께 희망하는 사업을 토대로 하되, 시대의 흐름 및 변화에 맞는 산업을 주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한의 경제 지원, 북한의 노동력 결합의 정형화된 경협 사고 패턴에서 벗어나, 4차 산업혁명까지 대비한 성장산업 중심의 협력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남한, 북한 및 주요 경쟁국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분석을 통해 "지난 수십년간 북한 경제는 답보 수준에 그친 반면, 경쟁국들은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이룩했다"며 "일례로 북한은 1인당 GDP가 1990년 734달러에서 2017년 1036달러로 오르는 수준에 그쳤지만, 한국의 3대 수출국 중 한 곳인 베트남은 같은 기간 95달러에서 2344달러로 무려 20배 이상 상승했다. 이는 삼성전자 등 한국 전자기업이 2000년대 풍부한 노동력과 내수시장을 확보한 베트남에 적극 진출한 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북한의 노동력은 우수하지만 인건비는 매우 저렴한 수준이다. 이는 우리에게도 상당한 경제적 이득이 될 수 있다"며 "현재는 북한을 중심으로 부상하게 되는 경협 인센티브가 강해지는 구조적 시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영성 교수는 남북경협 문제를 시대 변화 및 방향에 맞게 장기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성장산업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북한의 풍부한 노동력을 저렴한 노동력으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 풍부한 노동력이 장기적인 지식 축적을 지탱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남북 협력의 핵심 테마는 성장산업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노동·토지·자원이 무한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양산업이 아닌 성장산업에 배분해야 더욱 큰 부가가치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영성 교수는 남북협력 방식을 남한과 북한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영토에서는 주변 강대국들이 전략적 측면에서 우려하지 않는 산업, 남한이 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만 남한에서 시연하기 어려운 스마트팜 등의 산업, 초보적이더라도 4차 산업혁명의 기본 지식과 노하우를 습득하기 적합한 산업 등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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