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협상 재개한 날 '윈윈' 외친 리커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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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3-2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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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아오포럼 개막연설 "협력의 길 찾아야"

  • 자유·공정무역 강조, 개방·포용·조화 촉구

  • 고위급 협상 재가동, 막판 힘겨루기 전망

28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에 참석한 리커창 중국 총리(왼쪽 넷째)와 이낙연 국무총리(일곱째).[사진=보아오포럼 공식 홈페이지 ]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자유무역과 공정무역을 강조하며 개방·포용·조화를 통해 '윈윈'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재개된 시점에 나온 발언이라 이견을 좁히고 합의를 모색하자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리커창 총리는 28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현 경제 상황이 엄중함을 드러냈다.

리 총리는 "현재 세계 경제는 동력이 약화하고 성장속도도 떨어지고 있다"며 "정세가 복잡하고 시장의 자신감도 불안정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난과 도전을 과소평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비관과 실망만 하기에는 여전히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경제 하방 압력 등 공동의 도전과 마주한 상황에서 어떤 국가도 자기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함께 기회를 잡고 도전에 맞서 모두가 이길 수 있는 협력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개방의 마음가짐과 포용의 기백, 조화로운 행동을 통해 세계 경제에 자신감과 힘을 불어넣어야 할 것"이라며 "공동의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다자무역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중 갈등을 해소하고 무역협상 합의를 위해 노력하자는 뜻을 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리 총리는 "중국은 자유무역을 선도하고 공정무역을 주장한다"며 "소수 국가의 이익 대신 최대공약수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의식한 듯 시장 개방과 지식재산권 보호 의지 등도 재강조했다.

리 총리는 "얼마 전 통과된 외상투자법(외국인투자법)은 연말까지 구체적인 규정을 만들 것"이라며 "6월 말까지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네거티브 리스트를 수정해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금융시장 개방과 관련해 "은행·증권·보험업을 외국 자본에 전면 개방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외국계 은행의 업무 범위도 확대하겠다"며 "증권신탁과 신용평가, 카드업 등 비은행 분야 진입 제한도 풀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중국 내 투자기업 설립, 중국 상장사에 대한 외국 자본의 전략적 투자, 중국 기업 인수합병 규정 개선도 약속했다.

리 총리는 "지식재산권 보호는 중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외국 기업에 대한 강제적 기술이전을 금지했으며 우리가 한 말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양국은 이날부터 이틀 간 베이징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한다. 다음달 3일에는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 등 중국 대표단이 워싱턴으로 건너가 협상을 이어간다.

이달 말로 예정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뒤로 미루고 진행하는 협상인 만큼 막판 줄다리기가 치열할 전망이다.

미국은 합의안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조치 마련을, 중국은 합의 즉시 관세 철회를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협상 결과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이번 두 차례 협상은 무역전쟁을 해결하는 막판 스퍼트 단계"라며 "세계 여론도 합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블룸버그 통신은 27일(현지시간)"미국이 점진적 관세 폐지를 원하자 중국도 지식재산권 관련 양보를 취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며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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