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스진 中정협 부주임 "개발 붐 편승, 이익 챙기는 시대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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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커우·싼야(중국)=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5-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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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난 자유무역항, 형식적 개방 지양해야

  • 부동산·인프라 의존 개발방식 한계 부딪혀

[사진=바이두 ]

"하이난성은 이미 여러 번 개혁·개방을 추진했었죠."

지난 26일 하이난 싼야(三亞)시에서 열린 '2019 글로벌 자유무역 미디어 포럼' 행사장에서 만난 류스진(劉世錦)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경제위원회 부주임은 하이난 자유무역항 지정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웃으며 말했다.

중국 정부는 경제적으로 낙후한 하이난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최초의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했다.

중국과 남중국해, 동남아시아를 잇는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류 부주임은 "(1988년 경제특구 지정을 포함해) 이전에는 형식적인 개방 조치에 불과했다"며 "다시 온 기회를 잡으려면 스스로 혁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고언(苦言)을 건넸다.

류 부주임은 "하이난은 아직 발전 수준이 낮아 미래를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남은 편"이라면서도 개발 붐에만 편승해서는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기존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던 3요소인 수출·인프라·부동산의 효용성이 예전과 같지 않다"며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실만 따먹던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하이난은 물론 중국 전역의 개발 프로젝트 추진 방식에 대한 지적이다. 부동산이나 인프라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 국내총생산(GDP)만 높이는 식의 개발은 한계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류 부주임은 △저효율 부문 개선 △빈곤층 소득수준 제고 △소비구조 선진화 △혁신산업 육성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도농 간 격차를 줄이고 농촌지역의 자원 활용도를 높이는 식의 개발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류 부주임은 "중국 내 5억명의 인구가 아직 수세식 변기를 이용하지 못하고 10억명은 비행기를 타보지 못했다"며 "이 대목에서부터 해법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 부주임은 산시성 시안 출신으로 시베이(西北)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가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국무원 발전연구센터에서 재직하다가 2015년 부주임직에서 물러난 뒤 하얼빈공대가 선전에 설립한 경제관리학원 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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