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중국 소비 관련 종목이 약세다. 중국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봉쇄·제재 조치가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지난 한 주(20~24일) 동안 중국 소비 관련 주요 17개 종목의 주가는 평균 8.16% 빠졌다. 이 기간 이 종목들의 시가총액은 2조5848억원 줄었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0.51%, 3.37%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낙폭을 보였다.
종목별로는 토니모리(-19.83%)와 에이블씨엔씨(-9.46%), 아모레퍼시픽(-9.37%), 한국화장품제조(-8.98%) 등 화장품 관련 종목의 주가가 많이 내렸다.
또 모두투어(-5.94%)와 하나투어(-5.78%), 파라다이스(-5.41%)와 같은 관광·카지노주도 하락했다. 면세점주인 호텔신라도 5% 넘게 빠졌다.
미국 정부가 한국에 대해서도 '화웨이 퇴출' 동참을 요구해왔다는 소식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과거 사드(THAAD) 사태처럼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지난 2016년 7월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한 이후 11월 초까지 약 넉 달간 주요 중국 소비주 10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14조원가량 줄어들기도 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4월까지 승승장구하던 중국 소비 관련주가 단기적으로 급락했다"며 "위안화 약세로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중 갈등이 한·중 갈등으로 커질 수 있다는 염려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정명지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재개되면 중국 소비 관련주는 반등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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