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수출액이 459억1000만 달러를 기록, 작년 같은 달보다 9.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출은 지난해 12월(-1.7%)을 시작으로 올해 1월(-6.2%), 2월(-11.4%), 3월(-8.2%), 4월(-2.0%)에 이어 6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2, 3, 4월을 지나는 동안 수출 감소 폭이 점점 줄어 상승 반전을 기대하기도 했으나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업황 부진, 중국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5월에 하락 폭이 다시 커진 점은 뼈아프다.
수출 단가는 지난 4월 -4.3%에서 -10.0%로 하락세가 더 커졌다. 수출 감소율이 수출 물량보다는 수출 단가 하락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로 추후 단가가 오르면 수출도 함께 개선될 여지가 있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해 한국 수출의 호황기를 이끌었던 반도체 수출 증감률은 지난 4월 -13.7%에서 -30.5%로 하락 폭이 두배 이상 확대됐다.
반도체 단가 하락,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의 데이터센터 재고조정, 스마트폰 수요 정체, 지난해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석유화학(-16.2%), 디스플레이(-13.4%), 석유제품(-9.2%), 철강(-7.6%), 자동차부품(-7.5%) 등도 부진했다.
그나마 자동차(13.6%)·선박(44.5%)이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이며 선전했다.
자동차는 한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친환경차 수출 호조, 선박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수출 호조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차전지(5.2%)·전기차(58.0%)·유기발광다이오드(OLED·3.7%)와 같은 신(新) 수출성장동력 품목도 호조세를 보였다.
지역별 수출의 경우 중국과 유럽연합(EU)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기업 제재 등 대외적인 통상여건이 나빠지면서 대(對)중국 수출은 20.1% 감소했고,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 역시 -12.6%로 부진했다.
반면에 미국은 자동차와 가전 수출에 힘입어 6.0% 늘며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독립국가연합(CIS·38.8%), 인도(3.6%), 일본(2.1%)으로의 수출도 늘었다.
수입은 436억4000만 달러로 1.9% 줄었다.
지난 3월 -6.6%에서 4월 2.6%로 플러스 전환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원유 가격 하락과 반도체 제조 장비 투자 감소, 가솔린 승용차 수요 부진 등이 영향을 미쳤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2억7000만 달러 흑자로 기록 88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지난해 5월 62억3000만 달러 흑자에서 63.5% 급감했고, 전월의 40억 달러보다는 43.3% 줄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수출의 감소세가 지난 2월부터 개선되고 있었으나, 최근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 개선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정부는 현재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긴장감을 잃지 않으면서 수출 총력 대응체계를 보다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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