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저녁 장관 명의로 일본의 백색국가 한국 제외 법령 개정 고시 관련 의견서를 일본 측에 제출했다.
일본은 지난 1일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대(對)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함께 고시했다. 법령 개정을 위한 의견수렴 마감 시한은 24일까지다.
한국이 일본의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되면, 비(非)전략물자 수출도 규제할 수 있는 캐치올(Catch all) 제도에 따라 식품과 목재를 뺀 거의 모든 산업이 영향을 받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에 보내는 의견서는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집대성한 내용"이라며 "한국 정부의 입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와 증거를 모두 넣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도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일본 경제산업성에 공식 제출했다.
경제5단체는 의견서에서 "일본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이 시행되면 양국 기업이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를 손상할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무역·산업 관계에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글로벌 밸류체인(GVC)을 교란해 양국 산업계는 물론 세계 경제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5단체는 "미래 신산업 및 서비스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지역 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일의 우호적 협력과 분업 관계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양국의 발전적 우호 관계 구축을 위해서도 개정안은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유 본부장은 27일까지 미국에 머무는 동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한·일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미국의 지지와 중재를 끌어내기 위한 '아웃리치(대외접촉)'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유 본부장은 "미국 경제통상 인사들을 만나 일본의 조치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과 글로벌 공급망에도 미치는 영향을 적극 설명하고 인식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일본이 이미 3건의 조치만으로도 WTO 규범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더는 일본이 국제사회 규범에 어긋나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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