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北외무상, ARF 불참 '돌연' 통보...폼페이오와 회담 무산

北외무상 불참은 2009년 이후 처음...본부대사 참석할 듯

한미, 불참 배경 다각도로 분석 및 비핵화 실무협상 영향 주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다음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담에 불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ARF 계기에 성사될 것으로 전망됐던 리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간 북미 고위급회담은 무산됐다.

외교 소식통은 25일 "북한이 최근 ARF 주최국인 태국에 리용호 외무상의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은 리 외무상의 ARF 참석을 계기로 추진 중이던 태국 주변 2개국 방문계획도 함께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황상 북한은 애초 리 외무상의 ARF 참석을 계획했다가 최근 들어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은 이달 초만 해도 리 외무상의 ARF 참석 관련, 주최국인 태국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다 이번 주 들어 별다른 설명 없이 불참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2000년부터 ARF에 참석해온 이후 대다수 빠짐없이 외무상을 파견해왔다. 이 때문에 리 외무상의 불참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북한 외무상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2001년과 2003년, 2009년 등 3차례뿐이다. 모두 본부 대사가 대신 참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이 이번에도 리 외무상 대신 본부대사나 국제기구국 고위간부 등 다른 간부를 ARF에 파견할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된다.

한미 외교당국은 리 외무상의 ARF 불참 배경을 분석하는 동시에 비핵화 실무협상 등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은 "ARF를 계기로 북미 고위급회담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에도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왈리드 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이 지난 24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회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5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