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랭킹 2위 박성현이 어린 시절 세계 최고의 골퍼를 꿈꾸며 방에 고이 보관했던 애장품이 있다. 한국 골프의 ‘영웅’ 박세리 도쿄올림픽 골프 감독에게 직접 받은 사인이다. 박성현은 “어릴 때 박세리 프로님의 사인을 코팅해 방에 두고 보면서 연습했다”고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다음 주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브릭야드 크로싱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인 박성현은 21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양양 설해원 골든비치에서 열리는 이벤트 대회 설해원‧셀리턴 레전드 매치를 위해 한 걸음에 달려왔다.
이번 이벤트 대회는 박세리 감독과 줄리 잉스터(미국),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 여자 골프의 전설들과 박성현, 렉시 톰슨(미국), 아리야 쭈타누깐(태국), 이민지(호주) 등 현역 톱랭커들이 모여 이틀간 경기를 치른다. 첫날 21일에는 두 명이 한 조를 이뤄 포섬 경기를 펼친다.
이어 박성현은 “로레나 선수는 엄마와 내가 굉장한 팬이라서 한국에 왔을 때 직접 갤러리로 가서 본 기억도 있다”며 “오늘 이 자리가 첫 우승만큼이나 영광스럽게 느껴진다”라고 감격했다.
이민지는 “제가 어릴 때라 잉스터, 소렌스탐, 박세리 선수의 경기는 전성기 시절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오초아 선수의 경기는 그래도 본 기억이 조금 난다”라며 “모두 정말 대단한 선수들이고, 골프장 안팎에서 우상들”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간판스타 톰슨도 “우상으로 바라보고 컸던 레전드 선수들”이라며 “이들이 필드에서 뛰는 걸 보고 많은 영감을 받았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쭈타누깐은 “잉스터, 박세리 선수와 뛸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다들 영감을 많이 준 선수들이다. 감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은 전설들도 현역 후배들과 함께 경기에 나선 것에 대해 기쁜 마음을 전했다. 소렌스탐은 한 조에서 뛰게 된 박성현에 대해 “사실 잘 아는 사이는 아니고 TV로 본 정도”라고 솔직히 말하면서도 “하지만 좋은 선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고 이번이 더 알아갈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민지와 같은 조를 이룬 잉스터는 “이민지와는 LPGA 투어에서 함께 경기도 했고, 연습 라운드도 해봤다”며 “단점이 거의 없는 대단한 선수로 언젠가 세계 1위도 될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쭈타누깐과 팀을 이룬 오초아는 “아리야 이름의 발음이 멕시코 단어와 비슷해 친근하다”며 “평소에 드라이버를 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좀 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며 웃었다. 이에 대해 쭈타누깐도 “요즘도 드라이버는 잘 잡지 않는다”며 민망해 했다.
이번 대회 호스트이기도 한 박 감독은 톰슨과 호흡을 맞춘다. 박 감독은 “톰슨과 은퇴 전에 함께 쳐 본 경험이 있다”며 “미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인 데다 장타력이 있기 때문에 저는 오늘 파트너를 믿고 편하게 칠 계획”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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