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대문학관, 근대대중문학총서 ‘틈’첫째 권 '방전탑의 비밀'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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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서 기자
입력 2019-11-2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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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이 올해 <한국근대대중문학총서 ‘틈’>을 기획하여 첫째 권 이봉권의 '방전탑의 비밀'을 출간했다.

<한국근대대중문학총서>는 본격문학 혹은 순문학 중심의 근대문학사에서 그간 상대적으로 소외되어왔던 대중문학 가운데에 오늘날 독자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작품들을 가려 뽑아 재출간한다는 기획으로 시작되었다.

이번에 선보이는 대중문학총서는 기존 문학총서와 달리 친절한 주석과 소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판(圖版) 자료를 충분하게 활용한다는 원칙을 표방하고 있다.

읽는 책이 아니라 ‘읽고 보는’ 문학총서를 위해 독자들에게 보다 더 친절하게 다가감으로써 문학총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앞으로 일정한 볼륨을 갖출 때까지 매년 2~3권씩 지속적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이현식 한국근대문학관 관장은 “실제로 한국근대문학관 수장고에는 근대문학 전공자인 저조차도 보거나 들어본 적 없는 작품들이 수두룩하다”며 새로운 총서를 기획하게 된 배경으로 “우리 독서공동체가 그동안 순문학, 아니면 장터거리에서나 팔리던 딱지본 소설로 양분화된 것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실제로는 다양성이 살아있었던 복합적인 실체였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첫 번째로 출간된 '방전탑의 비밀' 역시 근대문학연구자들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으로 저자 또한 “이봉권”이라는 미지의 인물이다. 1949년 처음 출간되어 1952년 3판까지 찍은 소설로 1961년에는 '(일정 시의)비밀의 폭로'로 제목을 바꿔 다시 출간되기도 했다.

 


1961년 판본에는 표지에 저자가 이봉권으로 되어 있으나 판권란에 방인근이라는 이름이 저자로 등장하고 있어서 실제 작가가 방인근일 것으로 추정해 볼 수는 있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다.

일제 말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절 만주국을 무대로 한 이 작품은 그동안 한국문학사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 만주국의 실질적 지배자였던 일본 제국주의의 내밀한 모습으로부터 당시 이들과 맞서 싸우던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조직까지 경장편의 분량에 여러 이야기의 흐름들이 긴밀하게 조직되어 있어 흥미롭게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

이 소설을 통해 일제 말과 해방직후의 사회상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데 특히 소설 속에 등장하는 만주국의 모습은 매우 생생하다. 만주국과 관련된 역사적 인물들도 실명 그대로 등장하고 있고 소설에 묘사된 도시의 모습 또한 실제와 부합하고 있어 흥미롭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여러 도판자료를 책의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당시 사회상을 엿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 한국근대대중문학총서 ‘틈’ 편집기획위원
- 김동식(인하대 교수)
- 김미현(이화여대 교수)
- 박진영(성균관대 교수)
- 이현식(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 관장)
- 천정환(성균관대 교수)
- 함태영(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 학예연구사)

◆책임편집 및 해제
- 이경림(서울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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