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대리점 '갑질'에 운다...직원 인사 개입에 부품 구매 강요도

판매 대리점 49% "인테리어 양식 요구하고 업자도 지정"

제약 대리점 17% "리베이트 문제 남아있다"

자동차 업종 제조사들이 대리점을 상대로 직원의 인사 간섭, 부품 구매 강요 등 소위 '갑질' 행위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제약 업종은 대리점에 의약품 리베이트를 여전히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발표한 '자동차판매·자동차부품·제약 업종 대리점 거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자동차판매 대리점 중 공급업체인 완성차 제조사로부터 직원 인사 간섭 28.1%, 사전 협의 없이 납품·공급 줄이기 15.4% 등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리점 절반(48.7%) 가까이는 공급업체가 특정한 인테리어 양식을 요구하며 시공업체까지 지정하는 불공정 행위를 경험했다.

공정위는 지난 9월 2∼30일 1만5551개(제약 6216·자동차판매 1814·자동차부품 7521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온라인·방문 설문 방식으로 조사를 했다.

자동차부품 대리점의 경우 29.2%는 "주문하지 않은 제품 구입을 강요당했다"고 답했다. 강요받은 제품은 완성차 제조사들이 공급하는 순정부품(72.7%)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제약 대리점들의 16.9%는 "여전히 리베이트 문제가 남아있다"고 답했다. 대부분(83.1%) 리베이트 관행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다.

불공정 행위를 해소하려면 제약 대리점은 주로 '보복 조치에 대한 징벌 배상제'(28.5%)를 꼽았다. 자동차판매 대리점은 '대리점단체 구성권 보장'(26.2%), 자동차부품 대리점은 '영업지역 침해금지'(42.1%)를 각각 답했다.

3개 업종은 공통으로 계약해지 요건·절차 제한, 계약갱신 요구권 보장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표준계약서 도입은 제약(34.7%), 자동차판매(66.1%), 자동차부품(46.4%) 대리점에서 각각 찬성한다고 답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서면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3개 업종에 대한 표준계약서 제정안을 12월 중 현장에 보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제약, 자동차 등 대리점거래 실태조사 발표.[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