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강경화 비하 발언 방송한 tbs에 '주의' 제재 정당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하하는 발언을 여과 없이 방송한 tbs(교통방송) TV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의' 제재조치를 명령한 것이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안종화 부장판사)는 서울시가 방통위를 상대로 "제재조치 명령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시 산하기관인 tbs TV는 지난해 9월 18일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출연자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진행자와 남북경협에 대해 논의하는 도중 강경화 장관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강 장관이 통역사 출신이라며 '외교·안보 분야에 존재감이 없다'고 평가하거나, 이름과 발음이 비슷한 병명인 '간경화'라는 말을 강 장관의 처지에 빗대 사용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 사안을 심의한 방송통신심의원회는 방송심의 규정을 위반했다며 '주의' 제재를 결정했고, 서울시에 제재 처분을 명했다.

서울시는 방통위에 재심청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제재 취소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 소송에서 방통위의 결정이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그 자체로 강 장관을 조롱 내지 희화화한 것으로 방송심의규정에 어긋나고, 그 정도가 중하다"고 평가했다.

서울시 측은 생중계라는 특성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고 재판부는 생중계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이 때문에 방송사는 인터뷰 대상자 선정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인터뷰 내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면 즉시 대처하는 등 사전·사후 장치를 촘촘히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당시 상황을 두고 "진행자는 출연자의 부적절한 발언에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며 "실언에 대한 진행자의 대응도 부적절했다"고 덧붙여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날 방송의 부적절함에 대해 생중계 당시 tbs는 전혀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국내 최대 규모의 광역자치단체인 서울시가 시민의 세금으로 tbs를 설치·운용하는 점에서 공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경우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며 제재 수위도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