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4관왕', '빌보드 1위', '포트트릭'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예술·스포츠계가 '한국 역사상 최초'라는 수식어를 쏟아내며 2020년 한 해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K-예체능은 전 세계를 무대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침체된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축구스타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은 20일(현지시간) 영국 햄프셔주 사우샘프턴의 세인트메리스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연속 네 골을 넣는 '포트트릭'을 달성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5대2로 승리했다.
이날 현재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는 '손흥민 해트트릭', '손흥민 포트트릭' 키워드가 올라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손흥민 선수의 신기록 달성을 축하는 응원메시지와 함께 "코로나 답답증이 풀린다"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대한민국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지난 2월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의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기생충의 전 세계 수익은 2억5351만523달러(한화 3105억원)에 달한다. 이는 현재까지 북미에서 개봉한 외국어 영화 가운데 역대 4위의 기록이다.
기생충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생충 열풍'을 불러 일으키며 다양한 파급효과를 불러왔다. 작품 속에서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라면)는 상품으로 출시돼 미국, 동남아시아, 일본, 호주, 러시아 등지로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국내 영화산업에 대한 해외 자본의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실제 수상 직후인 지난 2월 말 국내 대형 로펌 광장은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고 싶다는 해외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방탄소년단은 신곡 '다이너마이트'로 지난 1일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 1위에 오른뒤 3주 연속 정상권에 머무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1위 달성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1조7000억원 규모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의 역량은 앨범 판매량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닐슨뮤직이 공개한 올해 상반기 미국 음악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정규 4집은 총 55만 2000장이 팔리며 '톱 10앨범 -토털 세일즈' 랭킹 1위에 올랐다.
지난 7월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방방콘 더 라이브'라는 라이브 스트리밍 콘서트를 진행했는데, 유료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 공연에 100여 개국에서 최대 75만 6000여 명이 동시 접속하며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올랐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차트 '글로벌 톱 50'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차트 1위로 처음 진입해 정상을 차지했다.
기생충, 방탄소년단의 활약에 힘입어 올해는 한국 문화예술저작권 무역수지 역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래 사상 최초로 반기별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문체부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0년부터 2020년까지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반기별 저작권 무역수지가 지난 2013년 2분기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선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 상반기에는 저작권 분야 반기 총수출액이 50억 달러를 돌파한 데 힘입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방탄소년단으로 대표되는 한국대중음악(K-pop), 영화 '기생충'의 세계적 흥행 등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경쟁력 있는 한류 콘텐츠의 수출과 해외에서의 한류콘텐츠 저작권 보호 등 다각도의 노력의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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