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 '아메리카 유나이티드'…바이든 분열된 미국의 '구원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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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1-2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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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이하 현지시간) 제46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대가 4년 만에 끝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은 '미국의 귀환'에 쏠린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코로나19와 경제회복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된 새 대통령은 '단합된 미국'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을 앞에 두고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


◆트럼프의 미국을 넘어··· '아메리카 유나이티드(America United)'
 
지난 4년간 미국은 과거의 미국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트럼프표 미국 우선주의는 전 세계를 혼란 속으로 몰아넣었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무조건 추종하는, 이른바 '트럼피즘'이 기승을 부렸다. 인종과 정치적 이념에 따른 갈등이 극한에 달했다. 특히 지난 1월 초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한 사건은 트럼프 4년의 끝이 어떤 모습인지 보여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불복 메시지를 따른 이들은 의회를 폭력으로 굴복시키려 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민주주의를 공격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유세 당시부터 하나의 미국을 강조했다. 취임사의 핵심 역시 '아메리카 유나이티드(America United)', '통합된 미국'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연설 때 자신은 어느 한편에 선 대통령이 아닌,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편에 대한 증오와 견제를 접어두고 협력할 때만이 미국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사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와 확연히 비교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기성 정치세력을 비난하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약속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외쳤다. 또 나라를 지배할 새로운 비전은 "오로지 미국 우선주의"라고 외쳤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내전상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분열이 심해졌으며, 동맹과의 관계도 역사상 최악으로 달했다. 미국 현지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은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내걸면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통제와 경제회복이 급선무··· 새로운 국제질서 구축에도 박차  

CNN 등 미국의 현지 언론은 바이든 정권의 가장 큰 과제로 △팬데믹과의 전쟁 △경제 회복 △기후변화 대처 △인종 차별 철폐 등으로 꼽는다. 이 중에서도 기후변화와 인종문제 등은 트럼프 시대 큰 퇴보를 겪었다. 특히 코로나19 실패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감염병 통제는 경제 회복과도 직결돼 있는 만큼 바이든 정부의 가장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을 앞두고 워싱턴 DC에 입성해 가장 먼저 한 일 역시 코로나19 희생자 추모였다. 그는 19일 워싱턴 DC 내셔널몰에 있는 링컨기념관 근처 리플렉팅풀에서 열린 애도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치유하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이날 기준으로 40만명을 넘겼다. 또 누적 확진자 수는 240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은 글로벌 확진자 중 25.2%를, 사망자는19.5%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부양책을 계속 내고는 있지만 경제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난 14일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8만1000건 증가한 96만5000건(계절 조정치)이라고 발표했다.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지난해 8월 22일 종료된 주간 이후 최다 기록이다. 고용시장 지표가 여전히 부실하다는 것이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소비지표도 부진하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7% 감소해 전망치 0.1% 감소보다도 훨씬 큰 폭으로 줄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지명자는 지난 19일 청문회에서 미국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대규모 재정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대규모 부양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국내 문제의 해결과 더불어 바이든 정부는 '아메리카 퍼스트'로 약화된 동맹관계도 강화하는 외교·안보 전략을 짜야 한다. 여기에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부상은 초강대국 미국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 상당수의 동맹이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가장 가까운 유럽마저 최근 중국과의 투자협정을 통해 외교 다각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과의 관계 회복을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을 상대로 벌인 각종 무역·방위비 갈등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당선 뒤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도 바이든은 "중국 관세 부과를 비롯해 모든 문제를 동맹과 협의하고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중국 관계는 쉽게 풀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미국 패권주의에 맞서는 중국의 도전에 미국 정치권은 상당수 매파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은 이전보다 공고해질 수 있겠지만, 북한 비핵화 문제와 중국 문제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 식의 파격적인 톱다운 방식은 없이 신중한 접근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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