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위스키 업계가 편의점과 대형마트와의 '반짝 호흡'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유흥·단란주점 집합금지 영향으로 위스키 매출이 반토막난 상황이지만 가정용 '홈술·혼술' 증가로 편의점과 마트에선 '귀빈 대접'을 받고 있어서다.
업체들은 매장 한쪽에 위스키 전문 매대를 설치하고, 국내는 물론 글로벌 명품 위스키존을 론칭하는가 하면 발렌타인, 로얄살루트, 조니워커, 골든블루 등 프리미엄 제품 역시 가정용으로 몸을 낮춰 공급된다.
CU는 3일 미국 실리콘밸리 기술로 숙성한 신개념 위스키 '비스포큰'을 국내 최초로 론칭했다.
'과학이 만든 술'로 평가받는 비스포큰은 증류주 원액을 작게 자른 참나무 조각과 함께 액티베이터 안에 담고 온도, 섞는 속도, 기압 등을 입력해 단시간에 숙성시킨다.
과학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십년 동안 숙성된 위스키와 흡사한 성분을 띠는 것은 물론 고유의 맛과 향, 색을 그대로 재현한 것으로 평가 받으면서 애주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세계적인 위스키 평론가 짐 머레이가 94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매겼을 정도다.
CU에서 위스키는 2019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신장률을 달성했고, 코로나19로 홈술족이 크게 증가한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105% 매출이 뛰었다.
GS25는 한정판 위스키 ‘조니워커 블루 조디악 컬렉션’을 론칭해 소위 '대박'을 쳤다.
고급 위스키 조니워커 블루라벨에 12개 동물 띠 문양을 금색 음각으로 새겼는데, 33만원 고가였지만 호랑이띠와 뱀띠 상품은 9시간 만에 완판됐고, 다른 상품도 대부분 매진됐다.
글렌피딕, 맥캘란, 발베니 등 고급 싱글몰트 위스키도 날개들 달았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100% 맥아를 사용해 동일한 증류소에서 생산된 고급 위스키다.
작년 몰트 위스키 출고량(750㎖ 12병들이 박스 기준)은 5000박스를 넘어섰다. 상당 부분 마트와 편의점서 팔려 나갔다.
롯데마트에서만 작년 싱글몰트 등 프리미엄 위스키는 전년 대비 매출이 47.8%까지 상승했다.
이마트에서도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지난해 4∼6월에만 위스키 매출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었다.
'미니미'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소형화도 위스키 약진에 한몫한다.
골든블루는 위스키 판매 상승을 위해 700㎖ 병으로 판매 중이던 타이완 싱글몰트 위스키 ‘카발란 디스틸러리 셀렉트’를 200㎖ 병으로 줄였다. 골든블루에 이어 발렌타인, 글렌피딕 등도 소용량으로 출시되며 '혼술러'들의 구미를 당겼다.
드링크인터내셔널이 올초 새롭게 론칭한 뉴트로 위스키 '패스포트'도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 편의점에서 소형화로 인기를 끌고 있다.
패스포트는 국내에선 지난 1984년 출시됐으며 1994년 국내 판매 1위, 국내 시장점유율 49.3%을 기록한 바 있다.
패스포트는 소형 사이즈(200㎖)에 단돈 8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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