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과 미국이 미얀마 군정에 대해 제재를 부과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술레 파고다 부근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들= 양곤, 8일 (사진=NNA)]
1일 발생한 쿠데타와 관련해, 미얀마에서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이 다시 경제제재를 부과하는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제재가 발동되면, 일본 기업을 비롯한 외국자본들의 대 미얀마 투자의욕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유럽과 미국이 미얀마산 상품에 관세를 인상할 경우, 봉제품 등 주력상품의 수출감소가 우려된다.
"미국 달러 송금이 제한되면, 투자하기 어려워진다".
미얀마에 주재한 경험이 있는 일본계 기업 관계자는 미국이 미얀마에 대해 금융제재를 발동할 경우,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 재무부 외국자산관리실(OFAC)의 제재대상(SDN) 리스트에 미얀마 기업이 다시 추가되는 것을 우려했다.
SDN 리스트에 등재된 개인 및 단쳬는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될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을 비롯한 미국기업과 거래가 전면 금지된다. 리스트 대상 관련회사도 일정 조건의 제재가 부과된다. 거래처가 제재대상이 되면, 미국 기업 뿐만 아니라 미 달러 송금 시, 미국은행을 경우할 경우 자금이 동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미얀마 군사정권 시절, 리스트에는 많은 군 관계자와 기업이 포함됐다. 군 계열 복합기업 미얀마 이코노믹 홀딩스(MEHL)와 주요 재벌도 리스트에 등재됐다. 상황이 바뀐 것은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국민민주연맹(NLD) 정권이 출범한 2016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100개 이상의 미얀마 개인과 단체를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이번 쿠데타 발발에 따라, 바이든 정권은 경제제재 부활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내용이 상세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대기업 등이 SDN 리스트에 추가되는 사태가 발생하면, 외국자본의 미얀마 진출환경은 급격하게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달러 거래가 제한되면, 사업활동에 큰 제약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코 코지(酒向浩二) 미즈호종합연구소 수석주임연구원에 의하면, SDN 리스트 대상이 재차 늘어날 경우, 그 여파는 일본 기업에도 미칠 우려가 있다. "일본 기업들도 미국을 고려해 미얀마 기업과의 거래에 신중한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 봉제산업에 타격
개발도상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입관세를 낮추는 '일반특혜관세제도(GSP)' 대상에서 EU와 미국이 미얀마를 제외할 우려도 있다.
EU와 미국은 미얀마 군사정권에 대한 제재로, 교역을 제한해 왔으나, 민정 이관 후 민주화가 진전됐다고 판단, 우선 EU가 2013년에 GSP를 재개. 미국은 2016년 미얀마를 GSP 적용대상으로 지정했다.
GSP 적용 후, 미얀마의 주력산업인 봉제업은 급성장했다. EU에 대한 의류품 수출액은 2019년까지 3년간 약 4배인 25억달러(약 2630억엔)로, 대미수출은 3.5배인 2억 9000만달러까지 확대됐다. CMP(재단, 봉제, 포장) 수탁방식에 따른 봉제품은 미얀마 전체 수출액에서 30%를 차지하고 있다. EU는 최대 수출국인 일본에 필적할만큼 중요한 시장으로 성장했다.
유럽과 미국이 GSP 대상국에서 미얀마를 제외하게 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이미 침체된 미얀마 경제가 받게될 타격은 막대하다. 코로나 사태로 봉제품 수출은 침체를 겪고 있으며, 인터넷매체인 이라와지에 의하면, 올해 EU에서 발주된 봄철 의류품은 전년 대비 약 75% 하락했다. 제재가 재발동되면, 봉제산업은 궁지에 몰리게 된다.
EU는 이미 "모든 수단을 검토할 것"이라며 모종의 제재를 시사하고 있다. 미얀마 봉제업계를 잘 알고 있는 일본섬유수입조합의 후지타 마코토(藤田誠) 펠로우는 "과거에 제재를 도입했던 경위 등을 감안하면, 유럽과 미국은 어떤 식으로든 수입규제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U의 의류업체들은 21~22년 가을∙겨울철 상품을 앞으로 본격적으로 발주하게 된다. 후지타 펠로우는 "EU의 기업들은 정부보다 앞서 주문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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