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 에르빌에 있는 미군 기지가 로켓포 공격을 받아 민간인 1명이 사망했다고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를 향한 로켓포 공격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공식 취임 이후 처음이고, 지난해 12월 20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쿠르드 자치지역에서의 공격은 지난해 9월 30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군 측은 사망한 민간인의 국적은 이라크가 아니며, 미군과 계약을 맺은 하도급 업자이고, 이날 공격으로 다른 민간인 5명과 미군 1명이 다쳤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로켓포 공격 이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에서 벌어진 로켓포 공격에 격분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초기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민간인 하도급 업자 1명이 사망하고, 미군 1명과 하도급 업자 몇 명 등 국제동맹군 구성원이 다쳤다고 한다”며 “숨진 하도급 업자의 유족과 이런 무차별적 폭력으로 고통받는 이라크 주민과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마수루브 바르자니 쿠르드자치정부 총리에게 연락해 이번 사건을 논의했고, 조사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한 모든 노력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현지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최소 3발의 로켓포가 국제동맹군의 기지가 모인 에르빌 국제공항 부근의 민간인 거주지역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쿠르드자치정부 내무부는 로켓포 ‘여러 발’이 에르빌 시내를 타격했고, 안보당국이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격의 주체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울리야 알담(피의 수호자)’이라는 조직이 배후를 자처했다.
한편 이라크에서는 수도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미국 기지와 외교공관을 노린 로켓포 공격이 자주 발생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실패가 사실상 확정된 지난해 12월 20일에도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을 겨냥한 로켓포 공격이 발생한 바 있다.
앞서 미국은 로켓포 공격의 주체를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로 지목, 지난해 10월 이라크 정부 측에 이를 막지 않으면 외교공관을 폐쇄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라크 내 미국인, 미국 관련 시설이 공격받을 때마다 ‘이란의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이유로 시아파 민병대의 기지를 폭격했고, 미국인이 사망할 경구 이란에 즉각 보복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AFP통신은 블링컨 장관이 성명에서 거론한 ‘조사’를 언급하며 중동 문제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정부의 강경 기조에서 방향을 전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