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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발칵 뒤집힌 화천군···주민들 '문자만 와도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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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박종석 기자
입력 2021-02-1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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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최문순 화천군수가 광덕초등학교 선별진료소에서 마을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박종석 기자]


“마을이 역병으로 발칵 뒤집혔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강원 화천군의 한 산골 마을에서 열흘 동안 11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자 감염병 공포에 휩싸였다.

마을주민들은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코로나19 때문에 자식은 못 와도 주민들과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설날을 보낼 줄 알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설 연휴가 끝난 16일까지도 극도의 불안감에 바깥출입을 삼가는 분위기다. 또 꼬리에 꼬리를 무는 확진자 속출은 마을을 낮에는 쥐 죽은 듯 조용하고 밤이면 암흑천지로 만들었다.

인구 2만5000명의 화천군은 그동안 확진자 발생이 19건 있었지만, 이번처럼 연쇄 감염은 일어나지 않았다. 화천군이 주민들의 모든 모임 자제와 마스크 착용이라는 초강수를 두었기 때문이다.

주민들도 외출 자제와 철저한 마스크 착용 그리고 자발적 격리 등으로 감염병 확산 저지에 노력했다. 이런 주민들의 의식으로 확진자가 발생해도 불안감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지난 5일 확진자 발생 이후 열흘 만에 10명의 확진자가 속출하자 청정마을이 패닉에 빠진 것이다. 이 같은 패닉에 이웃 마을주민들은 문자만 와도 놀란다고 했다.

이 마을 토박이 주민 A 씨는 “누구네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다 알아. 얼마나 친한데. 근데 마을에 역병(코로나19)이 생겨서 발칵 뒤집혔어”라며 “마을 사람들 사이에 불신이 쌓였어. 이제 문자만 와도 놀란다니까”라고 말했다.

시골은 특성상 마을과 마을 사이를 걸어 다니기에는 다소 먼 편이다. 그렇지만 주민들의 체감거리는 이보다 훨씬 가까운 듯 보였다. 이웃 주민들 사이에는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마을 이장 B 씨는 “창살 없는 감옥이 따로 없어요. 재난 문자는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코로나19 발생으로)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해해요”라면서도 “이웃 마을에 안 좋은 일을 뭐라고 얘기할 수 있나요. 모르고 걸렸고 또 일은 터졌으니까 이제부터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중요해요. 슬기롭게 잘 끝났으면 좋겠네요”라고 했다.

이 지역 상가들이 모여있는 사내면 사창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주민 C 씨는 근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이번 일로 지역사회에 (코로나19가) 확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주민뿐 아니라 군인도 구경하기 힘들다”며 “코로나19가 언제쯤 끝나서 숨통이 트이게 될지 막막하다”고 한숨지었다.

한편 화천군의료원 관계자는 이번 확진자 속출에 대해 확진자가 동선을 밝히는데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확진자는 동선을 밝히고 접촉 의심자는 신속한 자가격리 등으로 확산을 막아야 하는데 초기 단계에서 의문점들이 있었다”며 “지금 자가격리 중인 주민이 20여 명 정도 있어서 확진자가 더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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