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국장, 5개월 만에 대면했지만...또 빈손으로 끝난 듯

이상렬 외교부 아태국장 방일해 협의

지난 1월 15일 화상회의 후 2개월 만

이상렬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이 1일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한일 외교당국 간 국장급 회의를 마친 뒤 오찬장으로 이동하며 전화통화 하고 있다. 이 국장은 이날 오전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진행한 5개월 만의 한일 국장급 대면 협의에서 징용·위안부 판결 등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한·일 외교국장급 협의가 두 달 만에 재개됐지만 별 소득 없이 끝났다.

5개월여 만에 대면 협의가 열리며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에서 비롯된 양국 갈등의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였지만 쉽지 않았던 셈이다.

1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상렬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일본 도쿄(東京)를 방문, 이날 오전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첫 대면 한·일 외교국장급 협의를 했다. 지난 1월 15일 화상회의 이후 2개월 반이다.

대면 회의를 기준으로는 지난해 10월 29일 이후 5개월여 만에 열린 이번 협의는 양국 외교당국 간 지속해 온 소통의 일환으로 개최된 것이다.

양 국장은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우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미·일 및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 국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위안부 피해자 제기 손해배상 소송 판결 관련 일본측 담화에 대해 표명한 정부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설명했다.

또 강제징용 판결 문제와 관련한 정부 입장을 재차 설명하며 일측이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성의 있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에 후나코시 국장은 일본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양 국장은 양국 간 현안 해결을 위해 다양한 외교채널을 통한 소통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앞으로도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이들은 협의 후 오찬까지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국장은 오는 2일 저녁쯤 현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귀국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협의 개최 소식을 발표했다.

정 장관은 "개인적으로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조기에 개최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이런 일본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서 우리 아태국장이 오늘 일본으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9일 취임한 정 장관은 미국, 러시아 외교장관과는 대면 회담을 하고 중국과도 오는 3일 양자 대면회담을 앞두고 있지만,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는 통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