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이스라엘은 어떻게 마스크 '무장해제'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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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1-04-2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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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으로 무장한 이스라엘, 마스크 착용 의무 1년 만에 '해제'

  • 25일 기준 이스라엘 국민 62%가 1회 이상 접종 마쳐…한국은 4.42%

  • 감염병 전문가 "1월 감염 최고조였던 이스라엘, 일상 복귀 가까워져"

  • 감염지표 개선되자 이스라엘 경제 '기지개'..GDP 성장률 6.3% 예상

이스라엘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첫날 운동하는 시민들. [텔아비브=AFP·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백신 접종 속도를 보이는 이스라엘이 시곗바늘을 코로나19 이전으로 돌리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데 이어 학교도 전면 등교 수업을 재개하는 등 일상을 되찾고 있기 때문. 이스라엘 정부도 실외 '노 마스크'를 공식 선언했다. 이제 이스라엘에선 악수를 하거나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이스라엘은 6개월 뒤 또 한 차례 백신 접종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코로나19 종식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2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하루 확진자 수는 최근 평일 200명대, 검사 수가 줄어드는 주말에는 100명대를 나타내면서 봉쇄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대부분 상업시설과 공공시설이 정상 운영 중이며, 백신 접종자는 문화행사에도 참석할 수 있게 됐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도 이스라엘이 코로나19 종식 이후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현재 문을 연 이스라엘 바닷가에는 빈자리를 찾기가 어렵고, 거리에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한 이스라엘 현지인은 CNN에 "아직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만큼 코로나19 여파가 남아있지만, 주말에 여행을 하거나 모든 호텔과 레스토랑에 사람들이 가득 차 일상으로 돌아간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에 화이자 백신 첫 도착…총리 "팬데믹 종식 보인다" [텔아비브=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현지시간) 텔아비브 인근 벤구리온 공항에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싣고 도착한 DHL 화물기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코로나 확산세를 잠재우며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백신 속도전'이 꼽힌다. 미국 포브스는 "이스라엘 국민 대다수가 백신으로 무장(armed)하면서 확진자 수는 관리하기 쉬운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스라엘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확산 통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5일 기준 이스라엘 국민 62%가 1회 이상 접종을 마쳤다. 한국의 접종비율 4.42%를 감안하면 큰 수치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19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들여와 빠른 속도로 대국민 접종을 시작했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백신접종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접종 모습을 직접 보여줬다. 대대적인 백신 접종 캠페인으로 접종 속도가 빨라졌다. 이스라엘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2회차 접종자는 500만명을 넘어섰고, 전체 인구(약930만명) 대비 2회차 접종자 비율은 약 54%, 접종 대상인 16세 이상 성인 인구 대비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그래픽=우한재 기자]


백신 덕분에 집단면역이 가까워진 이스라엘은 코로나19로 인한 신규 사망자 0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보건부는 22일 코로나19로 인한 추가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6월 29일 이후 약 10개월 만에 코로나19 사망자 0명을 기록한 것이다.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 기세가 한풀 꺾이자 잠갔던 빗장이 하나둘씩 풀리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지난 18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데 이어,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헬스클럽 및 수영장 개방에 대한 방역 제한 완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이 시설들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감염 후 회복해 면역 증명서인 '그린 패스'를 받은 사람만 입장할 수 있었다.
 

[사진=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의 에란 시걸 박사 트위터]


감염병 전문가인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의 에란 시걸 박사는 트위터에 "이스라엘은 지난 1월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현재 감염 사례는 98% 줄고, 사망자는 87% 감소했다. 또 16세 이상 인구의 약 85%가 백신 접종을 했다"며 "코로나19 이전의 일상 복귀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신 속도전 효과로 감염 지표가 개선되자 이스라엘 경제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의 최상단인 6.3%로 내다봤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제 상황과 구매 의사 등을 반영한 이스라엘의 소비자신뢰지수도 팬데믹 이후 줄곧 마이너스를 유지하다가 봉쇄 조치 완화 두 달째를 맞은 이달 들어 플러스로 돌아섰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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