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중국 증권 매체 증권시보에 따르면 화샤(華夏), 이팡다(易方達), 다청(大成), 화안(華安), 보스(博時), 화타이파인브릿지펀드 등 중국 펀드사 6곳이 이번 주 항셍테크지수 ETF 상품을 각각 출시한다. 펀드사마다 매입 상한액은 20억~80억 위안(약 3472억~1조3888억원)으로 상이하다.
항셍테크지수 ETF는 홍콩 증시에 상장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3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산출한 항셍테크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알리바바, 중국 스마트폰 제조회사 샤오미, 중국 인터넷공룡 메이퇀뎬핑, 중국 인터넷 공룡 텐센트, 중국 쇼트 클립(짧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콰이서우 등 중국 신경제 기업들이 편입하고 있다.
이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지 3거래일 만에 중국 펀드사가 초고속 발행에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 6일 중국 당국은 중국 펀드사 6곳에 대해 홍콩 증시 항셍테크지수ETF 발행을 처음 승인했다. 이후 펀드사는 8일 곧바로 자금 모집에 나섰으며 오는 11일이나 12일 발행할 계획이다.
항셍테크지수ETF 열기가 뜨거운 이유는 미·중 갈등 장기화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홍콩 증시로 회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항셍테크지수가 회복세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중국 본토 자금이 대거 홍콩으로 유입된 영향도 크다.
여기에 다청(11~13일)을 제외한 나머지 펀드사가 12일 단 하루만 항셍테크지수ETF를 판매한다고 밝혀 더 많은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증권시보는 전망했다. 가장 큰 인기를 끈 펀드는 화샤펀드와 이팡다펀드다. 두 펀드사의 모집 자금 규모는 각각 80억 위안으로, 가장 크기 때문이다.
다만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항셍테크지수가 올 들어 조정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 긴축 우려 등 여파로 미국 대형 기술주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중국 기술주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중국 당국의 반독점 조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지난해 10월 한 포럼에서 중국 금융정책을 비판한 이후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를 포함한 대형 인터넷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초 양자택일 등을 이유로 알리바바에 역대 최대 규모인 182억 위안(약 3조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