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회견 도중 “삼성·SK·LG 대표님 일어나주실래요? 고마워요”

한미정상회담 성과 발표 회견서 4대 그룹 CEO에게 박수 갈채

문재인 “양국 반도체ㆍ전기차 배터리ㆍ의약품 안정적 공급망 구축 협력”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등 국내 4대그룹 관계자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감사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총 44조원 규모의 미국 내 투자 계획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 자리에서 “오늘 삼성으로부터 200억 달러 이상, 그리고 SK와 LG로부터 총 44조 원 정도의 투자를 약정하셨는데요”라며 “회사의 대표님들, 잠깐 일어나주시겠습니까?”라고 요청했다.

이에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해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등이 자리에서 일어섰고, 참석자들과 미디어의 시선이 집중됐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이들에게 박수 갈채를 보냈고, 바이든 대통령도 박수를 치며 여러 차례 “Thank you(고맙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수의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데 관심이 많다는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며 “최고경영자(CEO)들이 오늘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함께할 텐데 특히 이번에 같이 해 줘서 고맙다”고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한·미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며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구축에 총 170억 달러(약 19조1600억원)를, SK하이닉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 낸드 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에 10억 달러(약 1조120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기업은 합작 또는 단독투자를 통해 약 140억 달러(약 15조7900억원),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과 충전인프라 확충 등을 위해 총 74억 달러(약 8조3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날 양국 대통령의 공동기자회견에 앞서 백악관도 한국 기업들의 투자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 큰 발표(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 계획)가 있었는데 이를 환영한다”며 “우리는 그런 형태의 경제적 협력에 대한 기회가 지속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21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