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원' 미국 반도체법 출격 임박...상원, 300조원 투입해 미 기술 경쟁력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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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5-2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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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상원, 29~30일 중 '미국의 혁신과 경쟁법' 발의 예정

  • 미 보수파, '반도체 산업 보조금'에 "중국 따라하기" 반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안이 조만간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가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60조원을 포함해 총 30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재정을 과학·기술 연구에 투자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BC 등 외신은 미국 상원의회가 이번 주말(29~30일) 중 '미국의 혁신과 경쟁법(U.S. Innovation and Competition Act)'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 사진=epa·연합뉴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전날 열린 상원의회에서 "이번 주 상원은 수십년 만에 이뤄지는 미국의 과학과 기술에 대한 가장 큰 규모의 투자안인 '미국의 혁신과 경쟁법'의 입법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그간 6개의 상원위원회가 이를 초당파적으로 협력하고 논의해왔기에 이번 주말(29~30일)까지 법안 작성을 마무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슈머 대표는 "새로운 세기의 세계는 기술 혁신이라는 전장에서 승리하거나 패배한다"면서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야말로 안보를 지켜내고 수백만개의 일자리, 경제 성장, 시민의 번영을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20세기와 마찬가지로 21세기에서도 미국의 노동자와 기업, 미국이라는 가치가 (세계를) 선도하길 원하며, 이것이 바로 미국의 혁신과 경쟁법의 모든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역시 "이번 주 상원이 미국의 혁신과 경쟁법에 대한 합의를 마무리하고, 주 후반 법안을 발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일정을 재확인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을 계기로 반도체 산업 재육성 계획을 추진했고, 이는 하원의 '칩스 포 아메리카 법안(CHIPS for America Act)'과 이에 대한 상원의 후속 법안인 520억 달러 규모의 '아메리칸 파운드리 법안(American Foundries Act)'을 통해 입법화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하지만 이날 발표에 따르면, 상원은 중국과의 기술 경쟁을 염두에 두고 이를 2000억~2500억 달러(약 223조5000억~279조3750억원)로 규모를 대폭 확대한 미국의 과학·기술 전반에 대한 투자안으로 발전시켰다.

해당 법안은 14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 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5년간(2021년 10월~2026년 9월) △반도체 산업 지원금 520억~530억 달러(58조1000억~59조2100억원)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에 810억 달러(CNBC) 혹은 1200억 달러(WP) 출연 △미국 에너지부(DOE)의 신재생 에너지·에너지 공급망 핵심 기술 연구·개발(R&D) 기금 169억 달러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사업인 '아르테미스 계획'에 대한 100억 달러 지원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앞서 로이터는 아메리칸 파운드리 법안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R&D 촉진을 위한 기업 지원금으로 390억 달러를 배정하고, 미국 국방부와 국립과학재단이 공동으로 '국가반도체기술연구소'를 설립하기 위해 105억 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날 WP는 NSF 출연 자금이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터, 5세대(5G) 이상의 초고속 무선통신, 로봇 공학, 반도체 등의 핵심 기술 연구에 활용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슈머 대표는 이번 주말 해당 법안을 발의한 후 늦어도 수주 안에 표결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상원이 오는 31일부터 6월 6일까지 휴회하기 때문에, 30일까지 법안 발의 절차를 마치지 못할 경우 6월 둘째주에서야 법안 작업을 재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원이 계획대로 법안을 발의하고 표결에서 60표 이상의 찬성표를 얻을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야당인 공화당과 보수 성향 언론, 정책연구소들은 막대한 산업 보조금을 포함한 방대한 재정 지출 계획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편집국 명의의 사설을 통해 해당 법안 내용 중 "520억 달러가 넘는 반도체 산업 지원금은 별로 필요하지 않다"면서 "미국이 중국을 모방하는 것(산업 보조금)으론 중국을 이길 수 없으며, 이는 세금을 낭비하고 민간 자본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

앞서 19일 보수 성향 정책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월터 로만 아시아연구소장 역시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산업 보조금을 비롯한 연방재정 지출을 비판하면서 "해당 법안은 미국의 경쟁력을 제고하기보다 미국 경제를 손상시키고, 중국의 도전과는 무관한 (미국의) 국내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이라고 폄하했다.

한편,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역시 대규모의 산업 보조금을 지원받는 기업에 대해 감시와 책임 강화 방안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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