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지난 2일 26만9500원으로 마감했다. 주가는 이날 오전 한때 27만4500원으로 오르며 전일 하락분을 만회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결국 보합세에 그쳤다. 앞서 1일에는 전일(29만5500원) 대비 8.79%(2만6000원) 급락한 26만9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 급락의 배경에는 배터리부문 분할 예고가 자리한다. 특히 물적 분할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분할 및 상장 방식을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물적 분할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기존 모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회사의 주식을 배정 받는 인적 분할과 달리 물적 분할이 진행되면 기존 주주는 신설 법인의 지분을 받을 수 없다.
배터리부문이 독립할 경우 지주사가 되는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디스카운트될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 통상 사업부문이 자회사로 분할되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는 지분가치에 비해 저평가받는 경향이 있다. 앞서 LG화학도 지난해 9월 배터리부문 물적 분할을 공식화하면서 주가가 한동안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 15일 72만6000원으로 마감했던 주가는 다음날인 16일 5.37% 급락한 68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60만원대로 추락한 주가는 같은 해 11월 전까지 70만원 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증권가는 대부분 목표주가를 유지했지만 한화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의 전망은 엇갈렸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서 LG화학은 단기적으로 주가가 부진했지만 3개월 후 68%나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비중도 LG화학보다 낮고 물적 분할 가능성 역시 지난해 말부터 언급되며 시장에 신호를 보내왔다"며 "IR에서 발표된 배터리 부문의 성장이나 배터리 리사이클 사업 등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29만원에서 34만원으로 상향한다"고 설명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앞서 SK루브리컨츠 지분을 매각하면서 기존 정유·화학·윤활기유 부문에서도 지주사 성격으로 전환하고 있고 배터리 부문 역시 지주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물적 분할과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뛰어넘는 가치 창출이 없으면 목표 주가가 하향할 수밖에 없다. 목표 주가를 31만원에서 29만원으로 하향한다"고 덧붙였다.
주가의 향방은 분할 방식이 결정할 전망이다. 우선 SK이노베이션이 주주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인적 분할을 결정할 경우 약세를 보이고 있는 주가는 순식간에 강세로 전환 가능하다. 분할 전 시장가치 2조~4조원이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상장 후 13조원으로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인적 분할 시 기존 주주가 적잖은 수혜를 누릴 수 있어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분할 방식 등에 대해 정해진 바는 없지만 시장은 의심의 눈초리로 지켜볼 것"이라며 "다만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서는 LG화학처럼 물적 분할 가능성이 높다. 물적 분할은 회사의 주식을 성장회사에서 지주회사로 격하시키는 조달 방안인 만큼 다소 아쉬운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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