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셋값이 100주째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임대차법 영향과 입주물량 감소 등이 맞물리면서 하반기에도 전세시장 불안이 지속될 전망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첫째 주(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전셋값은 0.19%로, 지난주보다 0.02% 포인트 올랐다. 수도권(0.20%→0.23%)과 서울(0.10%→0.11%), 지방(0.13%→0.14%)은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2019년 8월 둘째 주 0.01%로 상승 전환한 이후, 이번 주까지 100주 동안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경기 지역 상승률은 0.26%로, 0.6% 포인트 상승하며 이번 주 수도권 전셋값 상승세를 견인했다. 반면 인천은 전주(0.44%)보다 떨어진 0.41%를 기록했다.
실제로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하남시, 분당 등지에서는 전용면적 84㎡형의 전셋값이 10억원을 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삼성, 한신' 전용 84㎡는 지난 5월 27일 12억5000만원으로 최고가에 전세 계약됐다.
분당구 수내동 '양지3, 4단지금호한양' 같은 주택형 역시 5월 24일 10억원에 거래되며 10억원 선을 넘겼다. 하남시 학암동 '위례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 4월 26일 보증금 10억6700만원에 전세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수도권 전세 공급 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 112.1에서 이번 주 113.1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전역 전셋값은 교통호재 등 이슈와 관계 없이 골고루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하반기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될 경우 수도권도 전세난 촉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는 인천·경기지역 전셋값도 크게 올랐다. 임대사업자 규제 강화, 지난해보다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등의 원인과 저금리에 따른 월세화 현상, 보유세 상승 등 세부담 전가 등이 요인"이라면서 "하반기 아파트 입주량이 더 늘지만, 수도권 전셋값의 오름세는 하반기에도 지속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금은 이슈와 상관없이 수도권 전지역이 오르는 분위기"라면서 "매매가격이 오르면 임대가격도 따라 오른다. (가을 이사철에) 신규계약분이 반영되면 집값은 더 오르고, 전셋값도 따라오르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전셋값도 약 2년 동안 단 한 주 거르지 않고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이후 상승폭이 다소 둔화하다가, 지난달부터 다시 상승폭을 키우면서 105주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서울의 전세수급지수 역시 지난주(110.4)보다 0.2포인트 상승한 110.6을 기록하며 15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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