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 급증한 확산세 탓에 거리 두기 단계가 격상하면서 운영에 큰 차질을 빚었던 여행업계가 또다시 시름에 빠졌다. 일일 확진자 수가 엿새째 1000명을 웃도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거리 두기 단계가 또다시 격상했기 때문이다.
여행심리 또한 급격히 위축되면서 국내 숙박시설과 여행사 등 여행업계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외 여행 전반이 기지개를 켜고 있었던 터라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12일 호텔·리조트 업계에 따르면, 거리 두기 격상 지침에 따라 서울 시내 호텔들은 이번 주부터 전 객실의 3분의 2만 운영해야 한다. 이에 일부 호텔들은 늦게 예약한 순서대로 예약 취소를 요청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 3차 대유행으로 인해 성수기 영업에 큰 차질을 빚었던 것이 떠올라 더 침울하다. 스키장을 비롯해 객실, 식음시설에 이르기까지 운영에 제한을 받았는데,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니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여름철 극성수기(7월 말~8월 초) 기간 객실을 취소하는 고객은 별로 없다. 거리 두기 단계 완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켜보려는 것 같다"며 "우리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신 접종 가속화와 정부의 '해외 단체여행 허용' 방침에 힘입어 해외여행 상품을 기획·판매하던 여행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지난달 말 정부가 사이판과 여행 안전권역(트래블버블)에 합의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여행 재개에 물꼬를 틀 것으로 예상됐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2년 가까이 개점 휴업 상태로 지내던 여행사는 업계 정상화를 목표로 상품 판매에 얼을 올렸다. 하지만 '역대급 확진자 수 기록'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또다시 무릎을 꿇었다.
업계는 현재 추세가 지속한다면 여행 안전권역 실행 시기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쳤다. 추석 연휴를 기점해 해외여행 재개가 이뤄질지도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거리 두기 단계가 완화하고 정부가 다시 해외여행을 허용해도 외교부의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여행사가 판매한 프랑스 파리 단체 여행상품은 외교부가 전 국가·지역에 발령한 특별여행주의보를 연장하면서 판매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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