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행보와 관련, 캠프 내부의 혼선이 지속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윤 전 총장 검증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취재진의 불편한 질문을 피하려다 ‘공보 사고’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전 총장 캠프는 19일 언론에 “윤 전 총장이 도쿄올림픽 출전 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갔다”며 “원래 비공개 일정으로 가려고 했는데 막판에 취소했다가 다시 갔다고 한다”고 알렸다.
이어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거 같아 가까이도 안 가고 멀리서 보고 오셨다. 수행비서도 가는 걸 몰랐다고 하더라”라고 알렸다.
윤석열 캠프는 약 2시간 30분이 지난 뒤 취재진 단체 대화방에 “올림픽 선수들이 출국하는 것을 응원하고자 개인적으로 인천공항을 다녀오려고 했으나, 현장 상황상 안 가는 게 낫다고 판단해 인천공항은 가지 않았다”고 정정했다.
그러면서 “다만 윤 전 총장을 인천공항에서 목격했다는 제보가 있어 내부에서 혼선이 있었다.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후보의 동선을 기자들에게 알리는 데 있어 전혀 협의가 되지 않았단 얘기다.
이런 혼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윤 전 총장 측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난달 29일 오전 페이스북을 시작했다고 공지했다. 해당 페이스북은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비공개로 전환됐다.
정치권에선 페이스북 소개글에 올라온 일부 표현에 대해 윤 전 총장이 불쾌해했던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이 페이스북을 개시했을 당시 ‘애처가’, ‘엉덩이탐정’ 등이 소개글에 포함돼 있었는데, 이날 현재 페이스북엔 해당 표현이 모두 지워진 상태다.
일정을 둘러싼 혼선도 여전하다. 윤 전 총장은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과 만나기로 돼 있었는데, 캠프는 “금일 만찬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했다.
유인태 전 총장은 지난 1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찬이) 예정돼 있었다. 내가 조용히 보자고 했는데 그쪽 부대변인이 실수해 흘러나가는 통에 나중에 보자고 된 것”이라고 했다. 캠프 측에서 논란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부분 일정도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사후에 보도자료를 통해 알리는 식인데, 윤 캠프 측은 “상대방의 공개 만남에 대한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이 언론의 취재를 피하기 위해 일정을 알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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