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1일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정식 발효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3일 정부의 비준서 기탁 시점으로부터 60일 이후에 협정이 발효되도록 한 규정에 따른 것이다. 중국과 일본 등 10개국은 우리보다 앞서 비준 절차를 마쳐 한 달 빠른 올해 1월 1일부터 발효된 상태다.
RCEP 협정은 약 8년간의 협상을 거쳐 타결됐다. RCEP 발효로 우리나라의 '통상 영토'가 늘어날 전망이다.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 철강, 부품에 더해 온라인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음반 등 서비스 영역에서도 수출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RCEP은 인구나 교역 규모, 전 세계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3분이 1에 해당하는 메가 FTA다.
RCEP에는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ASEAN) 10개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비(非)아세안 국가 5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 중 일본은 우리나라와 개별 FTA를 맺지 않은 국가이지만, RCEP을 통한 간접 FTA 체결 효과도 발생하게 됐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 규모의 절반 정도를 RCEP 회원국에 수출하고 있다. RCEP 협정문은 상품, 서비스, 투자, 지식재산권 등 20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아세안 10개국은 RCEP을 통해 우리나라에 상품시장을 추가 개방했다. 최근 한류 브랜드 가치의 상승에 힘입어 관련 상품의 수출 증가도 기대된다.
상품 무역에서 관세 철폐율은 한·아세안 간은 국가별로 91.9~94.5%, 한·일 간은 83%, 한국과 중국·호주·뉴질랜드 간은 91% 등이다. 서비스 무역에서는 내국민·최혜국 대우, 아세안의 문화 콘텐츠·유통 분야 개방 등이 담겨 있다.
특히, 15개국 역내 국가 간 원산지 인정 기준을 통일하는 단일 원산지 기준 도입, 누적 원산지 범위의 확대, 인증수출자 자율발급 등 원산지 증명방법의 다양화 등 우리 기업의 FTA 활용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RCEP가 발효되면서 기존 우리나라의 지역별 상품 수출이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플라스틱·합성수지, 중국은 의료기기·영상기기 부품, 베트남은 자동차부품·철강,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은 문화콘텐츠 및 유통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전망했다.
이미 우리와 FTA를 체결한 중국의 경우 의료기기, 영상기기 부품, 반도체 제조용 부품 등의 품목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베트남은 자동차 부품, 기계류, 일부 철강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정부는 RCEP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 등 준비 작업을 마쳤다. 정부는 우리 기업들의 FTA 활용도를 높이고자 관세율 및 원산지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으며, 전국 지역세관 내 활용지원센터를 설치하고 FTA 해외활용 지원센터도 확충했다.
앞으로도 산업부는 관계부처 및 코트라, 무역협회, 대한상의 등 유관기관과 함께 우리기업들의 RCEP 활용 관련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순회 설명회와 1380 콜센터를 활용해 정보제공과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산업부는 RCEP 활용 확대를 위해 역내 회원국과 공동으로 협력사업을 발굴·진행해 RCEP의 효과 제고를 위해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