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보다 아름다운 별, 안녕히"
배우 강수연이 오늘(11일) 영면했다. '원조 한류스타'로 누구보다 영화를 사랑하고 아꼈던 그는 지상의 별에서, 천상의 별이 되었다.
5월 11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는 고 강수연 배우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이날 배우 유지태의 사회로 진행된 영결식은 한국 영화 감독과 영화계 연기자 동료들이 참석해 고인을 추억하고 애도하는 자리로 1만5000여명의 팬들도 온라인 생중계로 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사회를 맡은 유지태는 "수연 선배님 떠나보내는 자리에 영화계 선후배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인사하며, 영결식에 참석한 이들과 함께 짧은 묵념으로 고인을 애도했다.
이어 장례위원장인 김동호 강릉영화제 이사장은 "오늘 우리 영화인들은 참으로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 배우 강수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모든 분이 참담한 마음으로 당신을 떠나보내고자 한다"라며 강수연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슬픈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강수연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장시간 머물며 영화제를 빛냈던 상징이었다. '월드스타'의 왕관을 쓰고 그 무게를 지며 참 힘들게 살아왔다. 자존심과 명예를 지키며 살아왔고 스타답게 살아왔다. 억세고 지혜로운 가장이었다. 타고난 지도력과 포용력으로 후배들을 사랑하고 믿음으로 뒤따르게 해왔던 인물"이라고 추억했다.
또한 "이제 오랜 침묵 끝에 새 영화도 나오고 타고난 연기력으로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그 영화가 유작이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라고 애통해하면서도 "당신은 우리 곁을 떠나 천상의 별이 되어 끝까지 화려하게 우리 곁을 지킬 것"이라며 그의 영면을 기도했다.
영화 '씨받이' '아제 아제 바라아제' 등을 함께하며 각별한 우정을 자랑했던 임권택 감독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임 감독은 "수연아,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 네가 곁에 있어 늘 든든했는데 뭐가 그리 바빠 서둘러 갔니"라고 애달파하며 "편히 쉬어라"라고 인사했다.
배우 후배들의 추도사도 이어졌다. 영화 '송어'(1999)로 만나 강수연과 오랜 시간 인연을 맺어온 설경구는 비통한 얼굴로 추도사를 낭독했다. 그는 슬픔에 제대로 말을 잇지도 못하는 모습이었다.
설경구는 "한 달 전 강수연 선배님과 전화하며 '할 얘기가 너무 많으니 만나야 한다'라고 했는데 이렇게 추도사를 하고 있으니 너무 비통하기만 하다. 비현실적이고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찍기 싫은 끔찍한 장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배님과는 '송어'를 찍으며 인연이 되었다. 당시 영화 경험이 거의 없던 저를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고 이끌어주셨다. 예산이 적었던 영화라 모든 게 열악하고 부실했지만, 선배님께서 직접 나서서 배우들과 제작진들을 챙겨주시곤 했다. 선배님은 저를 퍼스트 회식, 세컨드 회식, 막내 회식마다 부르면서 일일이 가르치고 일러주며 성장시켜주셨다. 선배님의 막내이자 세컨드자 퍼스트일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라며 강수연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이어 "선배님은 모든 배우에게 무한 사랑을 주셨다. 새까만 후배부터 선배들까지 어우르고 전혀 어색하지 않은 거인 같은 대장부였다. 친근하고 섬세하고 영화인으로서의 자부심도 충만했다.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도 아직 너무 많은데 안타깝고 비통할 뿐이다. 그러나 선배님은 사라지지 않는 빛이 되어 우리를 비출 것이다. 모두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어 고맙다"라고 인사했다.
마지막으로 설경구는 "언제든, 어디든, 어느 때든 우리에게 찾아와달라. 우리 모두와 함께해주고 촬영장도, 극장도 자주 와줬으면 좋겠다. 나의 친구, 나의 누이, 나의 사부님. 보여주신 사랑과 염려, 배려와 헌신, 영원히 잊지 않겠다. 사부와 함께여서 행복했다"라고 덧붙였다.
문소리도 눈물로 강수연을 떠나보냈다. 생전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만큼 감정을 추스를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친구네 집에 있을 때 언니가 영원히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허망한 마음으로 앉아있었는데 친구가 '청춘스케치' LP를 들고나오더라. 우리는 한참을 그 LP를 들었다. '야, 김철수 내가 당당해서 기분 나쁘니?' 여전히 당돌한 언니의 목소리가 좋아서 울며, 웃으며 듣고 LP판 옆에 쓰인 글도 한참을 읽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친구와 중랑천을 걸었다. 라일락꽃 향기가 나더라. 카페 옥상에서 커피를 마시고 하늘을 보며 속으로 '경마장 가는 길'을 다시 봐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그의 작품으로서, 강수연을 떠나보내고자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장례식날 서러운 마음으로 일어났는데 피식 웃음이 나더라. 재미난 이야기를 만드는 게 어디 이 땅에서만 있는 일이겠나. 언니도 하늘에서 영화 한 편 만들라. 마음이 잘 맞을지는 모르겠으나 늘 그렇지 않았나. 싸워가며 웃어가며. 언니만 있다면 뭐든 잘 해결될 거 같다"라고 거들었다.
마지막으로 "언니 잘 가요"라고 인사한 뒤, "한국 영화에 대한 언니 마음 잊지 않겠다. 언니 얼굴, 목소리도 잊지 않을 거다. 여기서는 말 못 했지만, 이다음에 만나면 꼭 같이 영화 하자"라며 흐느꼈다.
강수연의 유작 '정이'를 함께한 연상호 감독도 추도사를 낭독했다. 강수연에 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며 눈물을 쏟아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는 과거 칸 영화제에서 강수연에게 도움을 받은 일화를 전하며 "강수연은 한국 영화 그 자체"라고 말했다. "이 무거운 명예를 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추억하며 넷플릭스 '정이'를 함께하자고 제안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털어놓았다.
연 감독은 "SF 장르를 시도한다는 게 두려웠다. 이 새로운 장르를 어떤 배우와 함께해야 할까? 그때 떠오른 게 강수연 선배님이었다. 한국 영화의 아이콘이자 독보적인 아우라를 가진 인물과 함께하고 싶었다. 용기 내 강수연에게 전화를 걸었고 함께 하자고 했을 때 뛸 듯이 기뻤다. 든든한 백이 생긴 거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을 끝내고 영원한 작별을 하는 대신 저는 작업실로 돌아가 강수연 선배님과 얼굴을 맞대고 영화를 준비해야 한다. 한국 영화 자체였던 선배님. 마지막 영화를 준비하며 당신의 마지막을 동행하려 한다. 이번엔 제가 선배님의 든든한 백이 되어드리겠다"라고 전했다.
추도사가 끝난 뒤 영결식에 참석한 영화인들은 고인과 인사를 나눴다. 영결식 이후 서울추모공원에서 발인을 마친 뒤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용인공원에 안치된다.
한편 영화 '씨받이' '아제 아제 바라아제' 등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세계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한국 영화를 알린 배우 강수연은 지난 7일 오후 3시께 향년 5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배우 강수연이 오늘(11일) 영면했다. '원조 한류스타'로 누구보다 영화를 사랑하고 아꼈던 그는 지상의 별에서, 천상의 별이 되었다.
5월 11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는 고 강수연 배우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이날 배우 유지태의 사회로 진행된 영결식은 한국 영화 감독과 영화계 연기자 동료들이 참석해 고인을 추억하고 애도하는 자리로 1만5000여명의 팬들도 온라인 생중계로 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사회를 맡은 유지태는 "수연 선배님 떠나보내는 자리에 영화계 선후배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인사하며, 영결식에 참석한 이들과 함께 짧은 묵념으로 고인을 애도했다.
그는 "강수연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장시간 머물며 영화제를 빛냈던 상징이었다. '월드스타'의 왕관을 쓰고 그 무게를 지며 참 힘들게 살아왔다. 자존심과 명예를 지키며 살아왔고 스타답게 살아왔다. 억세고 지혜로운 가장이었다. 타고난 지도력과 포용력으로 후배들을 사랑하고 믿음으로 뒤따르게 해왔던 인물"이라고 추억했다.
또한 "이제 오랜 침묵 끝에 새 영화도 나오고 타고난 연기력으로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그 영화가 유작이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라고 애통해하면서도 "당신은 우리 곁을 떠나 천상의 별이 되어 끝까지 화려하게 우리 곁을 지킬 것"이라며 그의 영면을 기도했다.
영화 '씨받이' '아제 아제 바라아제' 등을 함께하며 각별한 우정을 자랑했던 임권택 감독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임 감독은 "수연아,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 네가 곁에 있어 늘 든든했는데 뭐가 그리 바빠 서둘러 갔니"라고 애달파하며 "편히 쉬어라"라고 인사했다.
설경구는 "한 달 전 강수연 선배님과 전화하며 '할 얘기가 너무 많으니 만나야 한다'라고 했는데 이렇게 추도사를 하고 있으니 너무 비통하기만 하다. 비현실적이고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찍기 싫은 끔찍한 장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배님과는 '송어'를 찍으며 인연이 되었다. 당시 영화 경험이 거의 없던 저를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고 이끌어주셨다. 예산이 적었던 영화라 모든 게 열악하고 부실했지만, 선배님께서 직접 나서서 배우들과 제작진들을 챙겨주시곤 했다. 선배님은 저를 퍼스트 회식, 세컨드 회식, 막내 회식마다 부르면서 일일이 가르치고 일러주며 성장시켜주셨다. 선배님의 막내이자 세컨드자 퍼스트일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라며 강수연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이어 "선배님은 모든 배우에게 무한 사랑을 주셨다. 새까만 후배부터 선배들까지 어우르고 전혀 어색하지 않은 거인 같은 대장부였다. 친근하고 섬세하고 영화인으로서의 자부심도 충만했다.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도 아직 너무 많은데 안타깝고 비통할 뿐이다. 그러나 선배님은 사라지지 않는 빛이 되어 우리를 비출 것이다. 모두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어 고맙다"라고 인사했다.
마지막으로 설경구는 "언제든, 어디든, 어느 때든 우리에게 찾아와달라. 우리 모두와 함께해주고 촬영장도, 극장도 자주 와줬으면 좋겠다. 나의 친구, 나의 누이, 나의 사부님. 보여주신 사랑과 염려, 배려와 헌신, 영원히 잊지 않겠다. 사부와 함께여서 행복했다"라고 덧붙였다.
문소리도 눈물로 강수연을 떠나보냈다. 생전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만큼 감정을 추스를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친구네 집에 있을 때 언니가 영원히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허망한 마음으로 앉아있었는데 친구가 '청춘스케치' LP를 들고나오더라. 우리는 한참을 그 LP를 들었다. '야, 김철수 내가 당당해서 기분 나쁘니?' 여전히 당돌한 언니의 목소리가 좋아서 울며, 웃으며 듣고 LP판 옆에 쓰인 글도 한참을 읽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친구와 중랑천을 걸었다. 라일락꽃 향기가 나더라. 카페 옥상에서 커피를 마시고 하늘을 보며 속으로 '경마장 가는 길'을 다시 봐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그의 작품으로서, 강수연을 떠나보내고자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장례식날 서러운 마음으로 일어났는데 피식 웃음이 나더라. 재미난 이야기를 만드는 게 어디 이 땅에서만 있는 일이겠나. 언니도 하늘에서 영화 한 편 만들라. 마음이 잘 맞을지는 모르겠으나 늘 그렇지 않았나. 싸워가며 웃어가며. 언니만 있다면 뭐든 잘 해결될 거 같다"라고 거들었다.
마지막으로 "언니 잘 가요"라고 인사한 뒤, "한국 영화에 대한 언니 마음 잊지 않겠다. 언니 얼굴, 목소리도 잊지 않을 거다. 여기서는 말 못 했지만, 이다음에 만나면 꼭 같이 영화 하자"라며 흐느꼈다.
강수연의 유작 '정이'를 함께한 연상호 감독도 추도사를 낭독했다. 강수연에 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며 눈물을 쏟아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는 과거 칸 영화제에서 강수연에게 도움을 받은 일화를 전하며 "강수연은 한국 영화 그 자체"라고 말했다. "이 무거운 명예를 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추억하며 넷플릭스 '정이'를 함께하자고 제안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털어놓았다.
연 감독은 "SF 장르를 시도한다는 게 두려웠다. 이 새로운 장르를 어떤 배우와 함께해야 할까? 그때 떠오른 게 강수연 선배님이었다. 한국 영화의 아이콘이자 독보적인 아우라를 가진 인물과 함께하고 싶었다. 용기 내 강수연에게 전화를 걸었고 함께 하자고 했을 때 뛸 듯이 기뻤다. 든든한 백이 생긴 거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을 끝내고 영원한 작별을 하는 대신 저는 작업실로 돌아가 강수연 선배님과 얼굴을 맞대고 영화를 준비해야 한다. 한국 영화 자체였던 선배님. 마지막 영화를 준비하며 당신의 마지막을 동행하려 한다. 이번엔 제가 선배님의 든든한 백이 되어드리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영화 '씨받이' '아제 아제 바라아제' 등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세계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한국 영화를 알린 배우 강수연은 지난 7일 오후 3시께 향년 5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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