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시 한번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완화시키기 위해 큰 폭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울트라 스텝(1.0%포인트 금리 인상)은 과하다는 분위기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0.75%포인트(p) 인상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내용을 보도한 닉 티미라오스는 지난 6월에도 연준 발표 이전 자이언트 스텝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달라진 연준의 기류를 보도하면서 연준의 의중을 시장에 가장 빠르게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앞서 지난 13일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기존 전망치보다 높은 9.1%를 기록하면서 시장에서는 1%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됐다. 9.1%는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수치다. 다만 연준 관계자들은 0.7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다른 연준 관계자들도 1.0% 포인트 인상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5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너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면 경제에 약점이 불필요하게 노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애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시장이 적응할 수 있는 속도보다 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오르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연준 위원들은 최근 CPI보다 미시간대학교 인플레이션 예상치(Inflation Expectations)를 주목했다. 지난 15일 발표한 미시간대 7월 인플레이션 예상치(잠정치)는 12개월 예상 인플레이션은 5.2%로 전월의 5.3%보다 낮아졌고,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8%로 전달의 3.1%에서 하락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한 지난 2월 이후 최저 수치다. 로런스 마이어 전 연준 이사는 "연준도 부담을 덜게 됐다"며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1.0% 포인트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6월 CPI 발표 이후 연준이 1%포인트의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측은 80%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30%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 14일 월러 이사도 "시장의 예측이 너무 앞서간 것 같다"며 섣부른 예측을 경계했다.
한편 백악관은 일각에서 제기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미국의 현재 인플레이션이 심각하지만 소비자 지출이 강력해 경기침체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역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이라고 할 수 있는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이날 재러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국의 인플레이션이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보이고 있지만 "급여와 일자리 증가를 보면 우리가 경기침체에 있는지 결론짓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번스타인 위원은 "지금 우리는 인플레이션 역풍을 맞고 있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또한 소비를 밀어 올리는 매우 강력한 순풍 역시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75%포인트 인상 단행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선 지난 5월 0.75%포인트 인상도 22년 만에 이뤄진 파격적인 조치다. 22년 전에도 2연속 0.75%포인트 인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현재 미국의 금리는 1.5~1.75%이고 0.75%포인트가 오르면 2.25~2.5%가 된다.
WSJ이 이번 달 미국 경제학자 62명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49%로 예측했다. 이들 대부분은 연준이 연말에 금리를 최소 3.25%까지 올리고 내년까지 이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봤다. WSJ은 지난 6월 중앙은행 보고서를 인용해 연말에 미국 금리가 4~7%가 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