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 브리핑] 욱일기 넘어 군불 지피는 '한·일 군사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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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2-08-2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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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日 관함식 이어 해상 수색구조훈련도 제안받아

일본 해상자위대의 함대 귀환 행사에 게양된 욱일기 [사진=연합뉴스]

군 당국이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관함식(觀艦式)에 이어 수색구조훈련 참가도 요청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이 해상자위대 관함식 초청을 받아들인다면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수색구조훈련은 2017년이 마지막이었다. 한반도 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거세지면서 한·일 '안보 협력 강화' 기조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국방부는 22일 “올해 11월 일본에서 개최되는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에 우리나라도 초청받았다”면서 “해군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국제관례, 과거 우리 해군 참가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윤석열 정부는 일본 초청을 수락해 관함식과 수색구조훈련도 참가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국민 반감이다. 일본 관함식에 등장하는 해상자위대기는 일본 제국주의 상징이기도 한 욱일기와 동일하다. 욱일기는 19세기 말 당시 일본군이 침략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용돼 '제국주의 전범기'로 인식된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우리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최근 참가한 환태평양 훈련(림팩)에 같이 참여했다. 이때도 일본은 해상자위대기를 달았다”며 “관함식 불참 사유로는 명분이 약하다”고 말했다.
 
해상 수색구조훈련(SAREX) 협력도 궤를 같이한다. SAREX는 재난재해 인명구조,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과 더불어 포괄적 안보 분야에 속한다. 군 당국은 군사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한·일 간 협력을 유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일이 안보 협력을 본격화한다면 군사적 목적을 띤 훈련까지도 논의가 확장될 수밖에 없다. PSI가 근거다. PSI 기본 목적은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이 어느 한 나라나 세력에서 다른 나라나 세력으로 이전되는 일을 중간에서 차단하는 일이다. 북한 핵·미사일과 뗄 수 없는 문제로 군사적 성격이 수반된다.
 
미국은 한·미·일 공조를 통해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은 물론 중국까지 견제해야 한다는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은 현 상황을 빌미로 '우방국이 침략당하면 맞서서 함께 싸울 수 있다'는 집단적 자위권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7년 전 연합군에 패망했던 군대를 복원하겠다는 의미다.
 
군 당국 역시 이를 우려해 “군사훈련 등 연합훈련을 확대하는 부분에서만큼은 우리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신중한 검토를 통해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한반도 정세가 '강대강'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한·미·일 3국 간 안보 협력에 대한 미국 측 요구와 관련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해 한·일 관계 개선과 안보 협력이 중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집단적 자위권 강화를 노리고 있는 일본과 협력하는 것은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과 국민 정서까지 고려한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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