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는 'K-고속철', K-방산 영광 재현할까…10위권 도약 부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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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9-28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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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고속열차 기술이 진일보하며 수출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향후 수출 활로를 뚫으면 ‘K-방산’ 못지않은 ‘K-고속철’ 수주가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방산은 최근 가성비를 무기로 전 세계 곳곳에서 잭팟을 터뜨리는 중이다.

27일 현대로템은 시속 320㎞로 달릴 수 있는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납품을 완료하면서 국내 고속열차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독일, 프랑스, 중국, 스페인, 스위스 등 전 세계 7개국만 보유한 최신 고속열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철도 시장은 지난해 2958억 달러(약 420조7755억원)에서 오는 2030년까지 4364억 달러(약 620조7790억원)에 이르며, 연평균 4.4%의 성장률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신흥국을 중심으로 고속열차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아직까지 고속열차 수출을 성사시키지 못했지만, 이번에 선보인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EMU-320’을 통해 수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로템의 EMU-320은 기존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KTX-이음과 비교했을 때 평균속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KTX-이음의 평균속도는 시속 260㎞지만 EMU-320은 320㎞로 60㎞ 더 빠르다. 여기에 KTX-이음은 6량 1편성 381석이지만, EMU-320은 8량 1편성 515석으로 좌석 규모에서 134석이 더 많다.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는 모든 차량에 동력원을 분산 탑재해 구동하는 방식이다. 열차 맨 앞과 뒤쪽에만 동력장치가 있는 동력집중식보다 가‧감속이 뛰어나다. 특히 곡선구간이 많고 역간 거리가 짧은 국내 철도환경에서 에너지 효율성이 탁월하며, 동력집중식과 달리 별도의 동력차가 필요 없어 더 많은 승객을 수송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무게가 가벼워 열차 궤도부담력이 덜한 것과 추진장치 분산에 열차가 고장이 나도 신속히 수리할 수 있다.

이러한 운영 효율성에 전 세계 고속철도 시장에서도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번 EMU-320 납품을 계기로 기존 동력집중식 고속열차인 KTX-Ⅰ, KTX-산천, SRT 등이 점진적으로 교체될 전망이다.

향후 EMU-320은 적정한 가격대를 형성할 경우 수출 경쟁력에서 월등한 면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은 인도네시아에 140㎞ 구간의 고속열차를 납품하며 관련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쿤밍에서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까지 1035㎞를 평균 시속 160㎞로 운행하는 고속철도를 개통했고, 차후 태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까지 연결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성능이 다소 떨어지지만 값싼 가격을 내세워 신흥국 고속열차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국산 고속열차는 중국산과 비교했을 때 성능면에서 앞서는 점이 많아 가성비 전략을 세운다면 K-방산과 같이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도 EMU-320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 철도 컨설팅업체 SCI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현대로템의 전 세계 철도시장 점유율은 1.5%로 14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현대로템은 터키 고속철도 사업(총 405㎞)과 태국 3개 공항 연결 고속철도 사업(총 160㎞)을 추진하는 중이다. 특히 남북철도와 시베리아철도 연계의 유라시아 횡단철도 프로젝트가 구체화한다면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포부다.
 

[사진=현대로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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